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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장제스의 손자 장샤오융 회고록 - 리덩후이 행군으로 집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88년 이래 대만을 통치하고 있는 리덩후이(李登輝)총통은 사실 매우 우연한 기회를 통해 총통직에 오른 행운아였다고 주장한 장샤오융(蔣孝勇)의 회고록이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장제스(蔣介石)의 마지막 손자로 최근 후두암으로 사망한 장샤오융이 구술한'고요속의 비바람(寧靜中的風雨)'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장샤오융의 부친 장징궈(蔣經國)전총통이 후계자로 다른 인물들을 내정했다가 급작스럽게 李총통으로 바꿨다고 털어놓았다.

이 책은 장징궈 전총통은 당시 행정원장을 역임하고 국민당 실세로 손꼽혔던 쑨윈쉬안(孫運璿)과 군부의 실력자 하오보춘(학柏村)을 후계자로 점찍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쑨윈쉬안이 갑자기 중풍으로 반신불수가 됐고,당시 참모총장이던 하오보춘마저 군내부의 직권과 관련된 문제로 사람들의 시빗거리로 등장하자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이 책은 밝히고 있다.

당시 당뇨병과 심장질환을 앓으면서 건강이 극도로 악화된 상태였던 蔣총통은 결국 국민당내 아무 파벌을 만들지 않았다는 점에서 은근히 호감을 가졌던 李총통을 대안으로 삼았다는 것. 그러나 이런 후계구도도 장징궈가 사망하기 직전 李총통이 젊은 시절 공산당 조직인'독서회(讀書會)'에 가담한 적이 있다는 국민당 기밀보고가 접수됨으로써 또 한차례 흔들렸다.

하지만 심신이 극도로 약해졌던 蔣총통이“지금으로서는 대안이 없다”면서 후계를 그대로 확정해 李총통이 운좋게도 권력 최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고 이 책은 술회했다. 홍콩=유상철 특파원

<사진설명>

쑨윈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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