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탱크들이 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가자지구 접경에서 진군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유엔 안보리의 결의를 거부한 뒤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이스라엘-가자지구 접경 AFP=연합뉴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1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20일 취임하자마자 중동 사태를 전반적으로 다룰 특별 팀을 창설할 것”이라며 “이 팀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끔찍한 가자지구 참상=가자지구 알쿼즈 병원 의료진 하잇탐 아드그하이르는 “쥐와 개들이 시체들을 뜯어 먹는 것을 동료가 봤다”고 10일 AP통신에 전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와 이스라엘군 간의 시체 처리 및 부상자 수송을 위한 협의가 지연되면서 곳곳에서 이런 참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ICRC 구호요원들이 가자지구 북부 제이툰 마을에 들어갔을 때 12구의 시체와 함께 4명의 아이가 엄마 시체 옆에 나흘 넘게 있었다고 AP는 전했다.
플라스틱 기관총을 든 팔레스타인 소년이 9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수도 아부다비에서 열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항의하는 집회에 참가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아부다비 AFP=연합뉴스]
◆일가족 몰살 진실 공방=하마스는 10일 이스라엘의 탱크 공격으로 북부 자발리야 마을의 팔레스타인 일가족 9명이 숨졌으며 이 중에는 어린이 2명과 여성 2명이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일가족 몰살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8일 유엔 구호품 수송 트럭을 공격해 운전사를 숨지게 한 적도 없다며 “누가 유엔 트럭을 공격했는지 조사 중”이라고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은 “전쟁이 보름을 넘기자 양측이 국제사회를 향한 홍보전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스라엘이 세계 여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6일 유엔이 운영하는 학교를 공격해 50명 가까운 팔레스타인 희생자가 발생한 뒤 이스라엘을 바라보는 각국의 시각이 더욱 비판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이 사건 직후 “하마스가 학교 안에서 박격포를 쏴 응전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엔이 “학교 안에는 민간인 뿐이었다”고 반박하자 11일 “하마스를 향해 발사한 세 발 중 한 발이 빗나가 학교 근처에 떨어졌다”고 말을 바꿨다.
◆중국 중동 특사 파견=중국 외교부 천강(陳剛) 대변인은 10일 “중국 정부는 조만간 쑨비간(孫必幹) 특사를 이집트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에 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동 특사 파견은 중국이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전 세계에 천명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다른 나라의 내정 불간섭을 강조해온 외교 원칙에 따라 중국은 그동안 평화적 해결을 주장하면서도 사태 추이를 관망해 왔다.
강병철 기자, 베이징=장세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