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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선·경의선·중앙선 따라 돈이 흐른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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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호 26면

도로와 철도는 부동산 가격을 결정하는 핵이다. 말 그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특성(부동성)을 지닌 부동산에 접근성을 높이는 수단이 도로와 철도이기 때문이다. 서울처럼 도로를 더 뚫기 어렵고 교통이 막히는 곳일수록 전철이 신설되는 지역의 부동산 가치가 크게 오른다. 요즘처럼 교통비를 아껴야 하는 불경기에는 전철의 가치가 더 빛난다. 서울 도심이나 강남 업무지역과 가깝더라도 전철이 없는 곳은 전철이 닿는 곳에 비해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물리적 거리 못지않게 시간적 거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촘촘해지는 수도권 전철망

전철은 계획 발표와 착공·개통 시점에 맞춰 세 차례 상승이 이뤄진다는 것이 부동산 업계의 통설이다. 또 두 개 이상의 전철 노선이 만나는 환승역은 유동인구가 급격히 늘어 노른자위 상권으로 부상한다. ‘전철역이 붙어 있는 왕복 2차로 도로는 4차로로 확장된다’는 속설이 있다. 전철이 놓이면 유동인구가 불어나므로 도로를 확장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는 의미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올해와 내년에 개통되는 전철 노선과 개통 전후의 부동산 시장 전망을 알아본다.

서울 서부권, 9호선 개통에 기대감
올해와 내년에 개통되는 전철에는 한강과 나란히 달리는 9호선과 경의·중앙·경춘선 등 동서를 잇는 노선이 많다. 남북축(경부축) 중심의 개발과 인구 집중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5월 개통되는 9호선 전동차의 외관.

서울은 전철망이 한층 촘촘해진다. 내년 말까지 지하철 9호선, 3호선 연장구간, 난곡GRT(신교통수단)가 개통된다. 지하철 9호선(1단계)은 올 5월 개통된다. 현재 마무리 공사와 시험운행이 진행 중이다. 개화역에서 신논현역까지 25.5㎞ 구간에 25개 역이 만들어졌다. 9호선은 서울 강서~여의도~강남을 일직선으로 잇는다. 9호선의 최대 장점은 급행역 9곳만 서는 급행편이 있다는 것이다. 김포공항·당산·여의도·노량진·동작 등 환승역 6곳과 신논현·가양·염창 등 3곳이다. 급행편은 전 구간을 주파하는 데 30분이 안 걸린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착공한 2단계 구간(신논현~종합운동장)은 2013년 말 완공되고, 3단계 구간(종합운동장~방이)은 내년 3월 착공해 2015년 말 공사가 끝난다. 역은 2단계 구간이 5곳, 3단계 구간이 7곳이다.

3호선 연장(수서~가락시장~경찰병원~오금) 구간은 올해 12월 말까지 공사를 마치고 내년에 시험운행에 들어간다. 기존 서울지하철 7호선과 인천지하철 1호선을 연결하는 7호선 연장(온수~부천상동~부평구청) 구간은 완공 시기가 내년 12월 말에서 2012년 말로 2년 정도 늦춰질 전망이다.

경전철 및 GRT 사업은 올해 3월 공사가 시작돼 2013년 말 완공되는 우이~신설 구간, 올해 12월 말 완공을 앞둔 난곡~신대방역 구간 정도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나머지 6개 경전철 노선은 기본계획이 확정된 단계다.

● 9호선 개통은 서울을 한 바퀴 도는 2호선과 맞먹는 황금 노선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서울 한강 이남의 동서 지역을 빠르게 연결하기 때문이다. 9호선 재료는 이미 시장에 반영돼 왔으나 개통과 함께 당산역·마곡지구·흑석동 등 통과 지역의 부동산이 다시 한번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통과 지역 역세권 오피스텔은 강남 직장인의 이주가 활발해지면서 수익성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부동산 침체기여서 전철 개통 재료는 가격 하락을 저지하는 버팀목 역할 정도에 그칠 공산이 크다.

공항 가는 길목서도 환호성
서울 밖에도 9호선 개통을 반기는 곳이 있다. 바로 인천국제공항철도 역세권이다. 김포공항역에서는 9호선과 환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2호선에서 내려 몇 발자국만 걸으면 신설동 가는 전철을 탈 수 있는 성수역처럼 ‘평면 환승’ 방식이 채택됐다. 2012년에는 인천공항철도와 지하철 9호선 두 노선을 직접 연결하는 방안(직결방식)이 적용된다.

인천국제공항철도는 2007년 3월 개통된 1단계(인천국제공항~김포공항) 구간에 이어 내년에 2단계(김포공항~서울역) 구간이 뚫린다. 공항철도 관계자는 “시험운전 등의 변수가 있어 정확한 개통 시기를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2단계 구간에는 김포공항·디지털미디어시티·홍대입구·공덕·서울역 등 5개 역이 있다. 공덕역은 용지보상 문제로 2011년에나 이용할 수 있다. 역사가 만들어지지 않아 승·하차가 안 되기 때문이다. 공덕역과 홍대입구역에서는 고심도(지하 2층)로 인천공항철도가, 저심도(지하 1층)로 경의선이 각각 지나가 역사 내 환승이 가능하다. 서울역에는 도심공항터미널이 만들어진다. 공항철도에는 고양역 등 역사 신설 요구가 잇따라 역이 더 만들어질 수 있다.

● 공항철도는 공항 연결뿐 아니라 인천지역과 강남 및 도심을 연결하는 전철망 역할도 한다. 서울역~김포공항은 20분 정도면 된다. 인천 검안과 계양 지역은 9호선 환승으로 강남 지역에, 공항철도만으로 서울역까지 1시간 이내에 진입할 수 있다. 요금이 다른 전철에 비해 비싼 게 흠이다.

6월 개통 경의선, 파주·일산에 호재
용산~문산 간 경의선 복선 전철 공사는 48.6㎞ 단선 구간을 복선 전철로 바꾸는 것이다. 성산~문산 구간은 올 6월 말 개통된다. 용산~성산 구간은 2012년 개통될 예정이다. 성산역에서 6호선 수색역으로 환승할 수 있다. 기존 문산~신촌~서울역을 운행하던 일반열차는 승강장이 낮은 저상홈 기차다. 전철화가 완료되면 승강장이 지하철처럼 높은 고상홈으로 바뀐다. 따라서 성산~신촌~서울역 구간 역사의 저상홈은 고상홈으로 개조된다. 이 구간은 복선이 아니어서 문산·일산에서 출발한 모든 열차가 서울역까지 갈 수 없다. 일부 열차는 성산역에서 서고, 일부는 서울역까지 계속 운행한다.

● 서울과 거리가 먼 파주와 일산 지역 부동산은 서울 접근성이 좋아진다. 특히 전철이 없던 파주 지역은 서울과의 거리가 크게 단축된다. 운정역 일대 신도시의 서울 출퇴근이 수월해질 전망이다. 파주 다음으로 큰 혜택을 보는 지역은 일산 신도시와 구일산 지역이다. 기존 3호선과 일산선 전철은 구파발 쪽으로 우회해 전철을 이용한 서울 접근성이 떨어졌다. 경의선 복선은 서울 도심과 거의 직선으로 연결되므로 3호선에 비해 출퇴근 시간이 크게 단축될 전망이다.

서울 가는 길 빨라지는 용인권
신분당선은 서울시 강남역~성남시 정자역을 연결하는 18.5㎞ 구간이다. 내년 7월 말 개통될 예정이었으나 역 위치 변경 등으로 인해 6개월가량 지연될 전망이다. 신분당선의 최대 장점은 속도다. 전 구간을 운행하는 데 17분밖에 안 걸린다. 분당선 전철이나 자가용·버스와 비교해 서울 진입 시간 면에서 경쟁력이 있다. 6개 역 중 환승역은 강남(2호선)·양재(3호선)·판교(성남~여주선)·정자(분당선) 등 네 곳이다. 환승역이 아닌 두 곳의 역명은 청계산입구역·양재시민의숲역(매헌)이 유력하다.

내년 6월 말이면 용인 경전철이 개통된다. 용인 경전철은 분당선 연장 구간의 기흥역과 만난다. 오리~기흥역 구간 개통은 2011년 12월 말이다. 따라서 용인경전철로는 1년6개월가량 분당선으로 환승할 수 없다. 기흥~수원역 구간은 2013년 말 개통될 예정이다. 분당선 연장구간인 선릉역~왕십리역의 6.8㎞ 구간은 2011년 말 개통될 예정이다. 2011년 말이면 용인경전철과 분당선 왕십리역~기흥역 구간이 모두 연결돼 용인 지역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철길이 완성된다. 또 2013년 말이면 분당선은 왕십리~선릉~오리~수원을 잇게 된다.

● 신분당선이 개통되면 분당과 판교뿐 아니라 용인 일대의 서울 접근성까지 좋아진다. 분당에서는 정자역 일대가, 판교 신도시에서는 판교역 일대가 핵심 상권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판교역은 신분당선과 성남~여주선의 통합환승 역사로 개발된다. 다만 성남~여주 복선 전철은 당초 2010년 말 개통할 예정이었으나 사업기간 조정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총사업비 1조8000억원 가운데 올해까지 집행될 예산은 14%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서울 전철 통근권으로 바뀌는 양평지난해 12월 29일 서울 용산역에서 팔당역까지 운행하던 중앙선 전철이 국수역까지 연장 개통됐다. 연장 운행되는 중앙선 팔당∼국수 구간은 총길이 15.9㎞로 운길산역과 양수역·국수역이 새로 문을 열었다. 올해 11월 말엔 용문역까지 개통될 예정이다. 전철 개통과 함께 양평 지역은 서울 강북 지역까지 전철 출퇴근이 가능한 곳으로 바뀌었다. 용문역에서 강원도 원주역까지는 2011년 말 개통될 전망이다. 예산이 올해처럼 배정된다면 2011년 말 개통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경춘선도 내년 12월 말 개통할 예정이다. 현재 공정률 50%대인 경춘선 복선 전철 공사는 수도권 광역철도 망우∼금곡 간 17.2㎞ 구간과 일반철도인 금곡∼춘천 간 64.2㎞ 구간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경춘선 복선 전철이 개통되면 청량리∼춘천역 통행 시간이 현재 1시간50분대에서 1시간 정도로 줄어든다.

● 양평·마석 등에는 인구 유입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전철이 개통되면 선진국형 전원도시나 고급 주택지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전원주택에 살면서 서울 직장까지 출퇴근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수도권 동부 지역은 대운하나 수도권 규제 완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상수원 보호와 관련한 규제는 풀리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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