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커리시장 생지가 좌우 - 매출 비중높은 파리크라상 크라운牙城 깨뜨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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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베이커리 업계의 선두가 바뀌었다.크라운베이커리의 5년 아성이 무너지고 파리크라상이 1위로 올라섰다.만년 3위였던 파리크라상이 지난해 2위에 이어 올들어서는 정상까지 정복한 것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1~3월)중 파리크라상 매출은 2백49억원으로 크라운베이커리의 2백38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베이커리업계가 90년대초에 이어 또 한차례 지각변동을 맞은 셈이다.지난 92년 크라운베이커리가 해방둥이 50년 전통의 고려당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으나 파리크라상의 맹추격을 받아 정상자리를 5년만에 내주고 말았다.

파리크라상이 매년 40~50%씩 매출이 신장하는등 파죽지세로 베이커리 업계의 정상에 오르는데 1등공신은'냉동생지'다.

냉동생지란 빵의 원료인 밀가루 반죽(생지)을 급속으로 얼린 상태를 말한다.일선점포가 본사에서 완제품 빵 대신 냉동생지를 공급받아 즉석에서 오븐으로 구워주는 것이다.빵맛이 신선해 인기가 폭발하고 있는데다 롤케이크.스펀지케이크.카스텔라처럼 값이 비싼게 많아 매출증대 효과가 완제품 빵에 비해 훨씬 큰 편이다.

그러다보니 냉동생지를 누가 많이 생산하느냐에 따라 업체마다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크라운베이커리는 냉동생지의 매출비중이 10%밖에 안되는 반면 파리크라상은 35%에 달해 그만큼 매출경쟁에서 유리한 입장이다. 반제품 생지가 완제품 베이커리시장 판도를 좌우할 만큼 위력이 막강해지자 업체마다 생지생산에 초비상이다.파리크라상은 내친 김에 생지비중을 50%로 끌어올려 이번 기회에 크라운베이커리를 완전히 따돌리겠다는 기세다.크라운베이커리도 생지비중을 20%로 높여 2라운드 격돌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고려당.신라명과도 생지비중을 15~17%에서 25~40%로 높여 나가기로 했다.여기에다 지난 2월 썬메리제과를 인수해 베이커리시장에 뛰어든 빙그레도 30%에 이르는 생지매출을 앞으로 40~50%선까지 높여 '당일 생산,당일 판매'로 4위권 진입을 노린다는 전략이어서 치열한'냉동생지'공방전이 예상된다.

베이커리 업계에 이처럼'냉동생지'전쟁이 벌어지자 기린은 자영업자 제과점에 생지를 대주고,서울식품은 단체급식 유통센터에 오븐을 설치해주면서 생지를 공급하는등 일부 제빵업체들은 아예 생지장사에 나서고 있다. 이종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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