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 2.5%로 인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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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9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에서 2.5%로 내렸다. 기준금리가 2%대로 낮아진 것은 사상 처음이다. 한은은 또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은행에 빌려주는 총액한도대출의 금리도 연 1.75%에서 1.5%로 인하했다. 지난해 12월 11일 기준금리를 1%포인트 낮췄던 한은이 한 달 만에 금리를 다시 내린 것은 경기가 위축되는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졌기 때문이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지난해 4분기 상당히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며 “성장과 수출, 고용 등 여러 면에서 올해 경제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고 말했다. 한은은 금통위 회의 후 배포한 자료를 통해 “앞으로의 통화정책도 경기가 과도하게 위축되는 것을 막는 데 주안점을 두고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가로 금리를 더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총재는 “이미 기준금리가 사람들이 기대하는 물가 오름세(3%) 아래로 떨어졌다”며 금리를 낮추더라도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이날 은행들은 잇따라 예금금리를 내렸다. 하나은행은 1년 만기 고단위플러스 정기예금 금리를 연 5.5%에서 5%로 내리는 등 예금금리를 0.5~0.6%포인트 인하했다. 신한은행은 12일부터 예금금리를 0.5%포인트 내리기로 했고, 우리은행도 예금금리를 0.2~0.5%포인트 낮춰 14일부터 적용키로 했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도 전날보다 0.07%포인트 떨어진 3.18%를 기록했다.

그러나 채권금리는 오히려 상승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3.48%로 전날보다 0.22%포인트 올랐고, 3년 만기 회사채(AA-) 금리도 0.18%포인트 오른 7.43%에 마감했다. 윤여삼 대우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추가로 금리를 내리는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채권금리가 올랐다”고 말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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