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돈 200억대 횡령 은행 지점장 자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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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지점장이 200억원이 넘는 고객 돈을 가로챘다 들통 나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은행 원주지점장이던 김모(48)씨는 지난해 12월 31일 자신의 선산이 있는 강원도 횡성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S은행 본점은 같은 달 29일 원주지점에 대한 특별감사를 시작했는데, 김씨는 이에 부담을 느끼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고 감독원은 설명했다. 금감원이 파악한 김씨의 횡령 금액은 현재까지 225억원으로 집계됐다. 김영대 금감원 금융지주서비스 국장은 “횡령액 225억원 중 일부가 본인의 계좌에 남아 있어 실제 손실액은 조금 적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씨는 고객이 자신에게 직접 맡긴 돈을 S은행 계좌에 입금하는 것처럼 속이고, 실제로는 다른 금융회사에 있는 자신의 계좌에 입금한 뒤 수시로 인출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국장은 “정확한 횡령 금액과 사용처는 S은행의 조사가 더 진행돼야 알 수 있다”며 “S은행 보고에 따르면 아직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했다는 기록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그러나 적지 않은 금액이 횡령된 점으로 미뤄 김씨가 횡령한 돈을 주식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봤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름 밝히기를 거부한 S은행의 한 관계자는 “김씨가 평소 돈을 과하게 사용하는 등 행적이 의심스럽다는 제보가 있어 특별감사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 사건을 계기로 올 2분기로 예정돼 있는 S은행에 대한 종합검사를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금감원은 지난해 주가 급락 여파로 금융회사 직원들의 횡령 사건이 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금융회사들에 내부 통제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시중은행에서 발생한 금융 사고는 모두 230건, 사고 금액은 4152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담보나 보증 등을 통해 회수 가능한 금액을 제외한 은행의 순손실은 1485억원이었다.

김준현·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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