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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파워보트…사람의 체지방이 연료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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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몸에서 빼낸 지방으로 배가 간다?

뉴질랜드 출신의 모험가 피트 베순은 지난 2006년 친환경 파워보트 어스레이스(Earthrace)를 개발했다. 영화 속의 ‘배트맨 자동차’와 닮아 배트맨 보트로도 불리는 이 배는 100% 바이오 연료를 사용하며 사람의 지방도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베순은 세계 일주를 앞두고 자신과 자원봉사자 두 명의 지방흡입을 통해 10ℓ 가량의 체지방을 확보했고 이를 이용해 7ℓ의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기도 했다. 이 정도면 약 15km 항해가 가능한 양이다. 바이오 연료는 화석 연료와는 다른 신재생 에너지로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친환경 에너지다.

어스레이스가 바다위에서 질주하는 모습을 위에서 보면 마치 최첨단 전투기를 보는 것 같다. 겉모습만이 아니다. 어스레이스는 빠르고 강력한 힘을 자랑한다. 보통의 배가 파도 ‘위’로 항해한다면 이 보트는 파도를 ‘뚫고’ 달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최대 12미터 높이의 파도 속에서도 고속 질주가 가능하다. 총 150만 파운드(28억원)의 제작비용이 투입된 어스레이스는 길이 24m, 무게 10t으로, 최고 시속은 90km에 이른다. 선체는 전투기 제작에 쓰이는 경량 탄소섬유로 만들어졌다

피트 베순은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 가재도구를 모두 판 돈으로 보트를 만들었다. 베순은 “사람들이 바이오연료를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많다”며 “체지방 흡입도 그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유럽 정치인들은 석유 자본에 대항할 준비를 해야 한다. 바이오연료 산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환경보호의 중요성과 재생가능한 자원을 홍보하기 위해 ‘비영리성’ 여행을 기획했다. 대서양-파나마운하-태평양-인도양-수에즈운하를 거치는 바닷길을 평균 20~25노트로 운항해 지구를 한바퀴 돌았다.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친환경 보트라는 이름에 맞게 어스레이스는 지난해 6월 27일, 60일 23시간 49분이라는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세계 일주에 성공했다. 기존의 세계신기록은 지난 1998년 미국의 케이블 앤 아이어리스 어드벤처호가 세운 74일 23시간 53분으로 어스레이스는 기존 세계 신기록을 무려 14일이다 앞당긴 것이다. 현재 어스레이스는 지구 곳곳을 돌며 환경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가는곳 마다 구경꾼을 몰고 다닐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동영상=earthrace.net

뉴스방송팀 송 정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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