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지면 갖고 싶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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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은 자기가 만져본 물건을 더 비싼 값을 치르면서까지 구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경영정보시스템학과 제임스 월프 교수가 박사과정 시절부터 해오던 연구의 결과다.

월프 교수 연구팀은 대학 구내 매점에서 144명에게 10달러씩 주고 값싸고 흔한 머그컵을 직접 만져보게 한 다음 컴퓨터로 공개 경매 또는 비공개 경매 형식으로 판매하는 실험을 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두 팀으로 나뉘었다. 한 팀은 10초, 다른 팀은 30초 동안 머그컵을 만져보도록 했다.

비공개 경매에서는 다른 사람의 입찰 가격을 알 수 없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경매 시작 전에 머크컵의 일반 소비자 가격은 4.49달러이며 가까운 대학 구내서점에서 3.95달러에 팔리고 있다고 알려줬다.

실험 결과 머그컵을 30초 동안 만져본 사람은 10초간 만진 사람보다 더 높은 입찰가를 제시했다. 공개 입찰에서는 30초 동안 만진 사람은 평균 3.91달러, 10초 동안 만진 사람은 평균 2.44달러를 입찰가로 써냈다. 비공개 경매에서는 30초간 만진 사람은 평균 3.07달러, 10초간 만진 사람은 평균 2.24달러를 써냈다. 접촉 시간만큼 물건에 대한 애착이 증가한 것이다. 오래 만질수록 그 물건이 자기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마침내 더 오래 갖고 싶어지기 때문에 선뜻 높은 가격에 구입한다는 것이다.

반면 10초 동안 물건을 만진 피실험자들이 써낸 입찰가격이 일반 소매가를 초과한 경우는 1명뿐이었다.

제임스 울프 박사는 “물건을 만지기 시작하면 그 물건을 자기 것처럼 느끼고 더 오래 갖고 싶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판매상들이 시승 행사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판매상 입장에서는 이같은 전략을 구사하면 더 많이 팔 수 있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 전략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자칫하면 불필요한 과소비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 연구 결과는 ‘판단과 의사결정(Judgment and Decision Making)’ 저널에 게재됐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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