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얼굴 잘 기억 못하는 여성 오르가즘도 잘 못 느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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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 악수도 나누고 명함까지 주고받았던 사람을 다시 만났는데도 자기를 몰라 보면 무척 섭섭하다. 하지만 사람 얼굴을 유난히 잘 기억하는 사람도 있다. 남의 얼굴을 잘 기억할 수 있는 능력도 소중한 자산이다. 낯선 사람들 가운데 친구를 알아보는 것은 체취 때문이 아니라 얼굴 때문이다.

한 번 본 사람의 얼굴을 까맣게 잊어버리는 것은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스위스 취리히대 신경학자 페터 클라버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4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다.

연구진은 이들에게 사람 얼굴, 풍경, 조각품 등을 찍은 여러 장의 사진을 보여줬다. 그런 다음 한 그룹에겐 옥시토신을 주사했고, 다른 한 그룹에겐 호르몬이 들어 있지 않은 포도당을 주사했다.

이튿날 44명의 실험 참가자들에게 사진을 또 보여줬다. 일부는 어제 보여준 것이고 나머지는 새 사진이었다. 연구 결과 옥시토신을 투여받은 사람들은 어제 본 얼굴 사진을 기억해냈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잘 기억해내지 못했다. 풍경 사진이나 조각품 사진은 별 차이가 없었다. 옥시토신의 기억 효과는 사람 얼굴에만 적용된다는 얘기다.

지금까지의 연구에 따르면, 옥시토신을 분비하지 못하는 쥐들은 친구 쥐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다.

연구진은 사람 얼굴을 알아보는 역할을 하는 대뇌 피질의 주름 부분을 옥시토신이 자극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대뇌의 이 부분에 손상을 입은 사람들은 다른 물건은 잘 알아 보면서도 자기 가족, 친구, 심지어 배우자의 얼굴까지 알아보지 못한다.

옥시토신은 친밀감을 느끼게 하는‘사랑의 묘약’이다. 어머니가 아기를 돌볼 때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산모가 아이에게 강한 정서적 유대감을 느끼는 것도 이 호르몬의 작용이다. 옥시토신이 부족하면 여성이 오르가즘을 느낄 수 없다. 옥시토신은 오르가즘 후 급격하게 상승하는데, 이것이 분비되면 뇌 화학적으로 상대 남성에게 더욱 친밀감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여성의 경우 사람 얼굴을 잘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은 옥시토신이 부족하므로 오르가즘을 잘 느낄 수 없다는 얘기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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