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소재 고구려 고분 벽화 훼손 심각- 水害로 누수 자금.기술 부족 손못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우리 민족의 자랑스런 문화유산인 북한 소재 고구려 고분벽화에 물이 새고 있다.최근 몇년간 수해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구려 벽화고분이 심하게 훼손되고 있다는 사실이 파리 유네스코본부 조사결과 확인됐다. 〈관계사진 30면〉 북한 고분벽화에 대한 조사는 북한이 유네스코본부에 문화재 보존을 위한 자금지원을 신청함으로써 지난해 하반기에 일본인 문화재전문가인 야마다 소히코에 의해 이뤄졌으며,유네스코본부 문화유산국 노구치 히데오국장은 이같은 사실을 본사에 서면으로 확인했다.그는 이번 조사가 문화유산 보존을 위한 사전조사 성격이었다고 밝혔다.노구치국장이 서면으로 밝힌데 따르면 북한 현지조사는 황해남도안악군에 있는 안악(安岳)3호무덤,남포시 강서구역의 강서(江西)대무덤,평안남도대동군의 덕화리(德花里)무덤 등에서 이뤄졌다.

조사결과 수해로 인한 심한 습기 때문에 고분 벽화가 크게 훼손되고 있으며 심지어 고분 내부에 물이 흐르고 습기 방지를 위해 벽화 위에 쳐놓은 유리벽에 성에가 끼어있는 곳도 있다는 것.특히 화강암 벽화인 강서 대무덤(AD 7세기)보다 회벽에 벽화를 그린 덕화리 무덤(AD 5세기)이 훼손 정도가 더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은 정권의 정통성 확립을 위해 49년부터 고분발굴에 나서는등 고구려 고분벽화의 보존.유지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최근 경제난 때문에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노구치국장은 고분 복원보존의 가장 결정적 장애는 '빈약한 자금'과 '기술부족'이며 유네스코는 훼손된 이들 문화유산의 긴급 복구를 위한 기술자 양성 워크숍을 자체예산으로 제3국에서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유네스코는 또 고구려 고터 고분발굴에 나서는등 고구려 고분벽화의 보존.유지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최근 경제난 때문에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구치 국장은 고분 복원보존의 가장 결정적 장애는 '빈약한 자금'과 '기술부족'이며 유네스코는 훼손된 이들 문화유산의 긴급 복구를 위한 기술자 양성 워크숍을 자체예산으로 제3국에서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유네스코는 또 고구려 고분벽화 보존관리를 위한 다자간 국제협력기구를 모색중이며 여기엔 한국 민간기구의 참여나 한국에 본부를 둔 협력기구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구치 국장은“북한 관계자도 이런 유네스코 구상이 적합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북한이 가입비 부담으로'세계문화및 자연유산 보호협약'에 아직 가입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 방법 또한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고구려 고분벽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일본학자들 사이에서는 보존관리의 시급성 때문에 국제적 지원에 앞서 우선 자체 모금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둔황(敦煌)벽화와 쌍벽을 이루는 우리 민족의 문화유산인 고구려 벽화의 보존관리 문제에 한국은 아직 도움을 못주고 있다.한국유네스코와 외무부 관계자는 지난달말 유네스코본부를 방문,이 문제에 대한 다자간 협력방안을 논의하고'북한유적 복원에 한국과 긴밀히 협조한다'는 원칙에 합의했으며 문체부도 다각적인 지원방안을 강구중이라고 밝혔다.

민간연구단체인 고구려연구회(이사장 서길수)는 6월23일 고구려 고분벽화 보존방안에 대한 학술발표회와 함께 지원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창호 학술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