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란한 촬영.편집 컷수 사상 최다 - 영화 '비트' 어떻게 제작됐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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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비트'제작진은 대도시 아웃사이더들의 감수성을 포착하기 위해 현란한 촬영.편집기법들을 동원했다.

우선 65회 촬영에 1천5백42컷.한국영화사상 최다컷수다.일반 영화들이 8백컷 이하이고 할리우드 액션영화도 1천2백컷 정도임과 비교하면 대단한 컷수다.목적은 정교한 화면과 극적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그 자신 속도광인 제작자 차승재(우노필름)씨는 값비싼 오토바이 2대를 개조해 카메라를 장착시키고 속도감을 살렸다.왕자웨이(王家衛)감독의 초기 히트작'열혈남아'에서 선보여 영화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스텝프린팅'이'비트'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스텝프린팅은 저속촬영한뒤 같은 프레임을 여러장 겹쳐놓아 슬로비디오처럼 움직임이 끊어지는 듯하면서도 실제시간과 같아 박진감있는 액션신과 불안한 심리를 살려낸다.통상 초당 24프레임의 필름을 6프레임까지 줄여 주인공들의 억눌린 상황을 무의식적으로 느끼게끔 했다.

역동적인 화면을 만들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찍는'핸드 헬드''스테디 캄'을 수시로 사용했고 뮤직비디오 못지않게 광각렌즈와 망원렌즈를 끊임없이 교차시키며 기울어진 앵글을 잡아 관객들을 영화속의 불안한 상황에 몰입시킨다.김성수 감독은“각종 테크닉을 총동원한 것은 우리 젊은이들의 현실을 고감도 화면으로 힘있게 보여주는데 병적으로 집착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채규진 기자

<사진설명>

김성수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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