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공급하면서 수시로 자극 모근의 기를 살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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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강은영(46)씨는 지난 연말, 동창 모임에 나가지 않았다. 부부 동반 송년회에도 불참했다. 2년 전부터 눈에 띄게 줄어든 머리숱이 신경 쓰여서다. 처음엔 가르마를 중심으로 빠지더니 점차 속 머리가 줄어 ‘속알 머리’가 없어졌다. 보는 사람마다 머리만 쳐다보는 것같아 영 심기가 불편하다.

진단과 치료 까다로운 여성 탈모
아임피부과의 임하성 원장은 “우리나라 20·30대 여성의 1~2%, 40대 이상은 20~30%가 탈모 환자”라며 “탈모가 더 이상 남성만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유전적인 요인과 남성호르몬의 영향으로 나타나는 남성 탈모와 달리 여성 탈모의 원인은 다양하다. 만성적인 두피염증, 빈혈, 갑상선 질환, 다낭성 난소증, 출산, 갑작스런 체중 감량과 스트레스등이 탈모를 일으킨다. 잘못된 모발관리, 생리주기 불순, 폐경 등도 원인이다. 뚜렷한 원인 없이 머리카락 굵기가 서서히 가늘어지다 머리 윗부분이 휑해지기도 한다.

탈모의 양상도 가지가지. 스트레스가 심한 수험생 등에게 발생하는 급성 휴지기 탈모, 사춘기 전후 여드름이나 모낭염과 함께 나타나는 지루성 탈모, 남성 탈모와 유사한 남성형 탈모, 갱년기 전후 여성 호르몬의 감소와 두피의 노화로 인한 두정부 탈모, 눈에 띄게 심하진 않지만 욕실과 방바닥에 끊임없이 머리카락이 떨어지는 여성형 탈모 등으로 나타난다.여성 탈모의 진단과 치료가 까다로운 이유다. 임 원장은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선 임상경험이 풍부한 탈모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미용실이나 두피관리실에서 받는 샴푸나 스케일링, 앰플 도포만으로는 문제성 두피나 탈모를 치료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 탈모의 원인 중 두피의 모공이 막혀 나타나는 것은 10%에도 미치지못한다.“두피 문제라기보다는 모근의 활동성이 떨어진 것이 탈모의 원인”이라는 게 임 원장의 설명이다.

모근을 자극하는 레이저 시술
탈모 치료의 핵심은 모근 깊숙이 영양성분을 주입하는 것. 그러나 주사 또는 롤러를 이용한 메조테라피나 메조롤러는 통증이나 출혈이 동반되는 게 단점이다. 이를 보완한 것이 프락셔날 레이저를 통한 메조테라피다. 피부에 마이크론 크기의 미세한 홀을 내 모근으로 영양성분이나 성장인자가 함유된 약물을 주입하는 메조테라피 원리에 모근을 자극하는 레이저 효과를 더한 것. 통증과 출혈이 없으면서 효과는 커졌다는 게 장점이다.
특히 최근 도입된 트루프락셔날 셀라스 레이저는 레이저 빔의 모양을 원하는대로 만들어 탈모 두피에 자유롭게 적용할 수 있어 인기다. 일명 피주사로 불리는 PRP 시술도 탈모 치료에 효과가 있다. 자신의 혈액을 즉석에서 뽑아 원심분리법으로 혈소판이 풍부한 혈장을 추출해 탈모 부위에 주사하는 방법이다. 난치성 탈모, 좀더 빠른 효과를 기대할 때 적합하다. 탈모 시술의 효과는 3개월 지나면 볼 수 있다. 증상이 심하면 6개월 가량 치료가 필요하다. 임 원장은 “환자의 상당수는 ‘과연 머리카락이 다시 날까’라는 의구심 때문에 지레 치료를 포기한다”며 “탈모의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모근이 잠만 자고 있는 시기
인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움말= 아임피부과

TIP - 탈모자가진단법
1. 두피가 건조해진다.
2. 두피가 가렵다.
3. 두피에 피지와 노폐물이 증가한다.
4. 하루에 50~100개 이상 머리카락이 빠진다.
5. 앞이마 라인의 머리카락이 점점 약해진다.
6. 정수리 부분의 머리카락이 유난히 많이 빠진다.
7. 비듬의 양이 갑자기 많아진다.

프리미엄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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