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다시 쿠페 열풍 - 직장여성등 나만의 車 찾아 수요폭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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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유럽에서 쿠페(문 2개 달린 스포츠형 승용차)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불편하다는 이유로 외면당했던 쿠페의 인기가 요즘 유럽에서 다시 불붙고 있다.오펠사가 스포츠형 쿠페로 자신있게 내놓았던 만타모델이 판매저조로 생산중단된지 10년만의 일이다.

독일의 경제주간지 비르트샤프츠보헤 최신호는 시장 분석회사인 마케팅 시스템스의 분석결과를 토대로 오는 99년까지 서유럽에서만 적어도 12만대의 신규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독일시장에서의 반응은 뜨겁다.메르세데스 벤츠는 최근 선보인 CLK쿠페 모델에 주문이 몰리자 3월초 접수를 마감해 차를 사지 못한 고객들이 추가 대기자 명단에 올려달라고 아우성치고 있다.

볼보 C70쿠페 역시 6만3천마르크(약3천4백60만원)의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미 올해 공급분(약1천여대)이 바닥났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쿠페붐이 레저와 개성을 중시하는 요즘 생활양식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벤츠사의 한 시장 전문가는“일반고객들의 구매성향이 한번은 튀는 모양의 차를 몰아봐야겠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기 때문”으로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차구매시 일반적으로 고려되는 차값이나 여러가지 조건을 꼼꼼이 따져보는 유럽인의 합리적인 구매행태는 쿠페구입에서만은'소귀에 경읽기'식이라는 것이다.

현재 쿠페의 주고객층은 40대 미만의 직장여성,자식을 두지 않은 젊은 부부나 고소득의 연금생활자등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이들은 여러명이 타는 것보다는 나만이 탈 수 있는 맵시있고 개성 만점의 승용차를 선호하는 추세다.

이를 겨냥해 유럽 자동차 메이커들은 새로운 틈새시장으로 떠오른 쿠페시장 공략에 앞다투어 뛰어들고 있다.

프랑스 푸조사는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차량 디자이너인 피닌파리나가 제작한 신형 406쿠페모델로 고객사냥에 나섰고,이탈리아 란치아 역시 내달 출시될 중형 쿠페 카파로 시장장악을 꿈꾸고 있다.

같은달 스웨덴 볼보사도 C70 쿠페 모델로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폴크스바겐사도 고급형 쿠페를 골프모델 새시리즈에 포함시켜 시장선점에 나서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유권하 기자

<사진설명>

대표적인 쿠페차종인 메르세데스 벤츠의 CLK와 볼보 C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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