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멋 살린 실내장식 유행 - 한지문에 고가구.도자기등으로 집안 꾸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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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유행은 바뀌지만 시대를 막론하고 어디에서나 변하지 않는 인테리어 경향이 있다.바로 앤티크풍.전통적인 멋을 살려 집안을 꾸미는 것은 품격을 유지하면서도 장식효과도 커 꾸준히 선호되고 있는 아이템이다.

80년대 초 실내를 휩쓸다시피 했던 고유풍 인테리어는 그후 시들한 경향을 보이다가 최근들어 되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파트나 주택에 한지문이나 서까래가 인테리어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는가 하면 고가구.도자기등 고유 앤티크 소품으로 집안을 꾸미는 주부들이 늘고 있는 추세. 지난 3월 집을 개조한 김미영(39.서울강남구대치동)씨는 아파트 천장에 개량 서까래를 잇대어 멋을 내고 창문은 고유 격자문에 한지를 발랐다.방바닥을 한지장판으로 깐 것은 물론이다.주택구조는 양식이지만 실내분위기는 전통가옥 그대로다.“아파트라 한옥처럼 꾸밀 수는 없어 개량한복같은 집을 꾸민다는 생각으로 서까래.한지등을 소재로 사용했다”며“우리 고유풍이 주는 아늑함에 정감을 느낀다”고 金씨는 말한다.

실제 창문 전문 제작업체인 이건창호도 올해부터 한국풍 완자살 격자형 창문을 새로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인테리어업체 휀스타도 올해들어 10여곳 이상의 집을 우리 고유풍으로 꾸몄다.현재도 계속 상담이 늘고 있는 상태. 굳이 집을 고치지 않더라도 도자기등 앤티크 소품만으로 집안분위기를 고유풍으로 가져갈 수도 있다.

경기도성남시분당구야탑동 현대아파트에 사는 李정규(50)씨는 거실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돌화로.도자기.함지박등으로 실내를 장식했다.베란다에는 슬리퍼 대신 고무신을 놓아두었다.

李씨는 시간날 때마다 옛 민속품을 찾아 나서는등 고유풍으로 집안 꾸미기를 위한 소품을 구하는데 푹 빠져 있다.

이같은 바람을 타고 황학동이나 인사동에 있는 전통 인테리어 소품상가들은 카페등 매장을 앤티크풍으로 꾸미려는 상인들과 집안에 앤티크 가구나 소품을 들여놓으려는 젊은 주부들로 활기를 띠고 있다.

또 지난 25일에는 패션디자이너 이영희씨가'메종 드 이영희'를 서울강남구청담동에 개점,본격적인 전통 인테리어 전문점을 선보이기도 했다.이미 한국풍 인테리어로 파리 메종&오브제에서 최고 컬렉션상을 수상하기도 한 메종 드 이영희는 색동과 조각보자기를 이용한 이불.침대보.베개등 홈패션류를 주로 내놓고 있다. 신용호 기자

<사진설명>

개조한 아파트 베란다에 고유풍 방석과 반닫이 가구를 배치하고 거실 베란다

문은 격자형 한지문으로 꾸며 전통가옥 같은 고풍스러움을 더한 실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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