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지구 ‘허리 자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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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이스라엘 군 가자지구 종단 진격=가자시티 외곽까지 진격한 이스라엘 지상군은 5일 새벽 전차와 자주포 등을 동원해 도심에 포격을 퍼부었다. 이스라엘 군이 인구 40만 명의 가자시티 도심으로 진격할 경우 민간인 희생자가 속출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하마스 무장대원들은 가자시티 도심으로 숨어들어 결사 항전 의지를 다지고 있다. 하마스 군 대변인은 “이스라엘에 대한 로켓 공격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날 약 40대의 이스라엘 탱크가 남부 도시 칸 유니스로 진격해 들어가는 것이 목격됐다고 BBC 방송 등이 전했다. 이스라엘 공군은 전날 밤 가자지구 내 130개 목표물을 집중 공습했다. 지중해 연안의 이스라엘 군함들도 가자지구에 함포 사격을 가하며 지상군 공격을 지원했다.


앞서 4일 이스라엘 군은 가자지구를 둘로 가르는 ‘허리 자르기’ 작전에 성공했다고 BBC 방송이 보도했다. 공군과 해군의 지원을 받는 이스라엘 지상군이 가자지구 동쪽 카르니 지역에서 지중해 연안의 서쪽 지역까지 진격하면서 가자시티를 포함한 북부 지역이 남부 지역과 차단됐다. 이로써 하마스 주력부대가 가자지구 남쪽으로부터 병력과 군수품 지원을 받지 못해 수세에 몰렸다.

지상전이 격화하면서 희생자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7일 개전 이후 이날까지 최소 525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하고 2500명이 부상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이스라엘 측에서는 민간인 3명과 군인 2명이 사망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휴전 협상단 파견한 하마스=하마스 지도부는 5일 사태 논의를 위해 이집트로 협상단을 파견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시리아에 있는 하마스 본부 소속 대표들이 협상단을 이끌고 있다고 전했다. 하마스가 조건 없는 휴전을 제안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스라엘 일간 ‘마리브’는 가자지구에 은신 중인 하마스 고위 간부가 프랑스 뉴스채널 ‘프랑스 24’와의 전화 회견에서 “하마스는 이스라엘과 조건 없는 휴전에 합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는 “하마스는 이스라엘과의 휴전에 어떤 조건도 달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마스가 휴전에 합의하면 로켓 공격을 전면 중단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당연히 그렇다”고 답했다.

◆빨라지는 국제사회 중재 노력=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48시간의 인도적 휴전안’을 받아들이도록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을 설득하는 셔틀 외교에 들어갔다. 사르코지는 5일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잇따라 만나 휴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유럽연합(EU)과 러시아도 중동 지역에 대표단을 파견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도 4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다.

유철종·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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