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고급빌라 리모델링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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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요즘 지은지 오래된 고급빌라들 사이에 내부공간 구조와 인테리어를 현대식으로 바꾸는 리모델링붐이 일고 있다.

건축당시엔 새로웠던 내부공간 구조가 세월이 흐르면서 사용하기 불편한 구식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그동안 부분적으로 손질을 안한 것은 아니지만 좁은 거실을 넓게 하고 부엌의 동선이나 새로 나온 주방가구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내부 개선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리모델링 바람이 불고 있는 대표적 고급빌라촌은 서울 방배.반포.삼성.서초.평창동 일대.반포동의 효성빌라 단지만도 현재 10여건의 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이들 지역 빌라들은 대부분 80년대에 지은 집들로 위치가 좋고 단지내 조경도 수려해 내부구조만 현대식으로 바꾸면 요즘 선뵈는 빌라보다 살기가 훨씬 좋다는게 주변의 얘기.

특히 이들 빌라는 건축당시의 주거문화와 유행을 반영,거실이 좁고 방이 많은 구조로 돼있는게 특징.부엌은 옛날 주방가구에 맞춰 설계됐고 당시 우아하게 느껴졌던 거실의 벽난로는 촌스러운 모델이 돼버렸다.

시대가 변해 당시 흔하던 가정부방은 이제 필요없게 됐으며 창고로 쓰던 베란다도 생활공간으로 활용하는 추세다.게다가 장롱을 치우고 대신 깔끔하면서 경제적인 붙박이장을 설치하는게 유행이며 대형빌라의 화장실엔 샤워부스와 비데를 놓는게 일반화돼가고 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현대식으로 바꾸는 것은 곤란하다.

인테리어 전문가들은 요즘 유행하는 인테리어를 무작정 수용하기보다 가족들이 안락하게 생활할 수 있는 인간다운 분위기를 만드는데 설계의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행에만 집착해 화려하고 눈길을 끄는 분위기로 꾸몄다가 금방 싫증을 느껴 다시 바꾸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게 인테리어 디자이너 선택문제.

우선 단순한 개보수냐,내부 전체에 대한 설계냐에 따라 선택할 인테리어 회사도 달라진다.

공사위주의 경우 일반 시공업자를 선택해도 되지만 전체적으로 공간설계를 하는 경우 주택전문 인테리어 디자이너에게 맡기는게 좋다.

공사비는 자재선택과 손질정도에 따라 천차만별.대개 공사면적 기준 평당 1백만~1백50만원정도 들이면 분위기있는 공간을 만들어 낼수 있다. <최영진 기자>

[ 개조사례 ]

서울반포동 효성빌라 C씨집.

지난 84년 완공된 69평형.거실이 좁고 방이 많은 구조인 이 집의 인테리어 디자인과 공사는 차정희(휀스타 대표.567-1368~9)씨가 맡았다.주요 개선부위로는 우선 거실쪽에 있던 작은 방을 없애고 벽난로를 거실벽에 집어넣었다.답답하던 거실이 일순간에 시원하고 활기있는 공간으로 변모됐다. 〈도면 참조〉

거실바닥을 짙은 밤색 마루판으로 처리하고 거실문짝을 크게 하면서 문틀색을 과감하게 붉은색으로 칠했다.부엌은 요즘 나오는 현대식 주방가구들이 들어갈 수 있도록 구조를 다시 고치면서 분위기도 현대식으로 바꾸었다.당시 유행했던 아치형 통로를 일자형으로 만들었다.

주방에 붙어있던 다용도실을 그 옆방에 합병시켰으며 화장실을 키워 샤워부스를 설치했다.

실제 공사면적은 서비스면적인 32평형의 테라스 정원과 발코니등을 포함,1백여평이며 공사비는 모두 1억2천만원(테라스 정원공사비는 제외)정도 들었다.

<사진설명>

대표적인 고급빌라촌인 서울반포동 효성빌라 C씨집은 리모델링을 통해

현대식 주택으로 변모했다.거실쪽에 있던 방을 철거하고 벽난로도 벽속에

배치하는 방법으로 시원스런 분위기가 나도록 했다. 〈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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