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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을 살리자] ① 낙동강 ‘경제 살리기 물길’ 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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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1. 지난해 12월 24일 오전 10시 대구공항에서 이륙한 취재 헬기. 약 914m 상공에서 바라본 낙동강 중류는 쉬지 않고 흘러드는 폐수로 병들어 가는 모습이 역력했다.

금호강과 낙동강이 합쳐지는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부근에선 두 개의 물줄기가 확연히 다른 색을 드러냈다. 250만 대구 시민이 버린 생활하수와 공단 폐수를 받아 시커멓게 변한 금호강물이 낙동강 본류로 유입되는 현장이다. 북쪽으로 더 올라가니 경북 구미 하수처리장 앞에서도 공단 폐수가 검은 선을 그리며 낙동강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강물은 답답해 보일 정도로 말라 있었다. 강변 곳곳에는 축구장 수십 개를 만들고도 남을 정도의 드넓은 모래밭이 펼쳐졌다. 상류 쪽 지천들은 거의 바닥을 드러낸 채 시냇물이 졸졸 흐르듯 간신히 물줄기를 이어 갔다.

#2. 낙동강 하류의 물길이 김해평야의 너른 들판을 만나 휘돌아가는 경남 김해시 한림면 시산마을. 이곳 36가구 80여 명의 주민은 2009년을 마지막으로 정든 고향과 작별을 고해야 한다. 국토해양부와 김해시가 130억원을 들여 주민들의 집단 이주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시산마을 이장 김성태(49)씨는 “낙동강에 흙과 모래가 쌓여 바닥이 계속 높아지니 홍수가 나면 물이 빨리 차고 순식간에 밀려 마을로 넘어온다”며 “봄·가을철 물이 마를 때는 녹조로 썩은 냄새가 올라와 농업용수로도 못 쓸 지경”이라고 말했다.

영남 지역 1300만 인구의 ‘젖줄’인 낙동강이 병들어 가고 있다. 낙동강 1300리는 사람으로 치면 암이 온몸에 퍼진 듯 오염물질이 잔뜩 쌓였고 동맥경화처럼 물의 순환이 막혀 있다. 안동대 남치호(행정학) 교수는 “물길 정비는 강을 살리는 동시에 사람이 모이고, 생태가 살아나며, 문화자원도 재발견하는 복합적인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영남대 지홍기(토목공학) 교수는 “물길 정비에 각종 장비와 인력이 대거 동원되면 지역 경제에 미칠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송의호·김상진·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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