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1일 출입기자들이 송년모임 중인 청와대 춘추관 구내식당을 방문해 기자들과 건배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춘추관 2층 구내식당에선 출입기자 오찬 송년회가 진행 중이었다. 이 대통령은 고향인 경북 포항의 특산물인 ‘과메기’를 기자들과 함께 먹으며 간담회를 했다. 4대 강 정비사업이 화제에 오르자 이 대통령은 “(주민들이) 스스로 나와 환영한다고 들었다. 기후변화에 대비하고 수량을 확보하는데도 도움이 된다”며 “다 되고 나면 사람들이 굉장히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일이나 오스트리아 등에선 (강 정비가) 다 돼 있다고 한다”며 “미국도 경기 진작을 위해 도로나 교량 보수 같은 것을 한다고 들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4대 강 정비가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위한 포석’이란 일각의 반대 여론과 관련해선 “난 뭘 할 때 워낙 반대에 많이 부닥쳐 봐서…”라고 했다. 청계천 복원과 교통체계 개선사업 등 서울시장 재직 당시 정책 추진을 둘러싼 논란들을 지칭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국회의 장기 파행 상황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내가 뭐라고 이야기할 수가 없네”라며 말을 아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연말이지만 국회 상황이 워낙 급박해 정치부 기자들은 바쁘다”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농담조로 “차라리 국회가 발표했으면 좋겠다. 내일이나 모레까지는 안 된다고…”라며 “그렇게 하면 예측이 가능해져 다른 사람이 편하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최근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을 위해 청와대를 방문했던 피겨 요정 김연아 선수와 관련, 이 대통령은 “김 선수를 보니 쌍꺼풀 수술은 안 했더라. 그래서 더 예쁘더라”고 했다.
이날 오전 외교부·통일부·국방부를 끝으로 정부부처 새해 업무보고 일정이 마무리됐다. 이 대통령은 “공무원들이 제일 좋아한다”며 “원래대로 하면 뒤에 보고하는 부처는 3월 초나 돼야 하곤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3월까지 업무보고를 하면 그제야 예산 배정을 한다고 하고, 그러면 또 4월이 되고, 좀 있다 보면 또 비가 오고 한다”며 “특히 내년과 같은 때는 우리가 그렇게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춘추관에 30여 분간 머문 이 대통령은 “모두 올해 수고가 많았고 새해도 잘 부탁한다. 새해 복 많이 받길 바란다”는 말로 간담회를 마쳤다. 이 대통령은 오후 비서관급 이상 청와대 직원들이 전원 참석하는 확대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는 것으로 2008년의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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