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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코드판 돌리듯 언론 장악 주장 … MBC 궤변에 시청자는 지겨울 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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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를 지낸 최창섭(신문방송학·사진) 서강대 명예교수는 지난해 12월 31일 “MBC가 최근 미디어법 개정을 놓고 레코드판 돌리듯 언론 장악이란 궤변을 늘어놓는 일에 시청자들도 지겨울 뿐”이라며 “공영방송이라면 이제 불법 파업을 중단하고 시청자들에게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방문진은 MBC 지분의 70%를 가진 최대 주주이며, 최 교수는 2003~2006년 방문진 이사를 역임했다.

이에 앞서 MBC는 한나라당이 발의한 방송법 개정안 등에 반대하며 26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지상파 방송의 소유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내용에 대해 “지상파 시장을 열면 공영성이 훼손된다”며 “이명박 정부가 방송을 장악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MBC는 이런 논리를 메인 뉴스를 통해 매일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검찰과 노동부·문화체육관광부 등은 MBC 파업이 근로조건과 무관한 정책 반대 파업이므로 불법이란 입장을 밝힌 상태다.

최 교수는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파업은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속성이 강하며 공영방송이 시청자를 볼모로 파업을 벌이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MBC는 파업을 함으로써 시청자들이 불편해하고 사회적 영향이 클 것으로 생각했는지 몰라도 그건 큰 착각”이라고 말했다. 다채널 시대를 맞아 시청자들은 얼마든지 다른 채널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시청자 입장에서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할 것이란 얘기다.

최 교수는 “연기대상 등 연말 시상식은 요란하게 하면서 한편으로 파업을 한다고 하는데, 파업은 시청자들을 점점 등돌리게 만들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최근 MBC 뉴스 시청률이 급락하는 것만 봐도 시청자들의 눈이 얼마나 밝은지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특히 MBC가 한나라당이 검토 중인 ‘공영방송법’을 “MBC 민영화를 통해 방송을 장악하려는 시도”라고 몰아가는 데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공영방송법은 공영과 민영으로 나눠 공영은 공영답게, 민영은 민영답게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지금 MBC에 필요한 것은, 만약 민영의 틀로 갈 경우 그 안에서 어떻게 공영성을 구현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신문·방송 겸영과 관련해서도 “미디어 융합은 시대적 흐름인데, 신문의 융합만 안 된다는 논리가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현 방문진 체제에 대한 문제 제기도 했다. 최 교수는 “방문진은 실제 MBC에 대한 관리 감독권이 있지만 (그동안도) 이를 행사하지 않아 왔다”며 “이사(9명)에 MBC 출신이 여러 명 포진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들도 자기 가족 수술은 다른 의사에게 맡긴다”며 “객관적이고 초연하게 MBC 개혁을 이끌 수 있는 방문진 구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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