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수씨 두차례나 부탁 -오세천 비서관, 김현철씨와 94년 만남 주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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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청와대 오세천(吳世千.44) 민원비서관이 김현철(金賢哲)씨와 정보근(鄭譜根)한보회장을 소개한 것으로 14일 드러났다.

吳비서관은 현철씨의 경복고 6년 선배다.

-어떻게 현철씨를 鄭씨에게 소개해줬나.

“94년 늦가을 롯데호텔 중국음식점(상해)에서 소개해줬다.그 시점에서 6개월전쯤 鄭씨가 현철씨를 알고 싶고,인사나 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그래서 대통령 아들과 재벌2세의 만남이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그런데 어떻게 만났나.

“鄭씨가 다시 연락해 현철씨와 식사나 한번 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그래서 사업으로 만나는 것이면 안된다고 했다.그뒤 현철씨와 동문모임에서 만났을 때 鄭씨의 뜻을 전해줬다.”

-현철씨의 반응은.

“처음에는 만날 필요가 있겠느냐며 소극적이었다.그후 다른 모임에서 만났을 때 鄭씨의 부탁을 전해줘 결국 단순한 인사자리 정도로 생각하고 세사람이 오찬을 하면서 함께 만났다.”

-그 자리에서 사업얘기는 없었나.

“그런 얘기는 일절 없었다.두사람의 미국 유학시절 얘기를 서로 나눈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면 鄭씨는 어떻게 알게됐는가.

“92년 대통령후보실에 있을 때 고교후배 소개로 알았다.열심히 사업을 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吳비서관은 80년 연세대(신방과)를 나와 84년 민정당 사무처요원으로 당료생활을 시작했다.92년 김영삼(金泳三)대통령후보비서실에서 일하면서 현철씨와 잘 알게 됐으며,대선승리후 대통령직 인수위 행정부실장을 거쳤다.현 정부출범과 함께 청와대에 민정수석행정관으로 들어가 94년4월 민원비서관에 임명됐다. 〈박보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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