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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청문회>청문회 이모저모 - 정보근씨 자물통 입은 父傳子傳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보그룹 정태수(鄭泰守)총회장과 정보근(鄭譜根)회장 부자는 14일 각기 법정과 국회 한보청문회에 나와 똑같이 제기된 혐의에 대해 부인(否認)으로 일관했다.

…'자물통 입'은 부전자전(父傳子傳)이었다.청문회에서 의원들은“어떻게 아버지(鄭泰守 총회장)보다 더하냐”며 정보근회장의'자물통 입'에 혀를 찼다.鄭회장은 연신“로비를 했는지,했으면 그리고 했다면 누가 했는지,아버지는 나한테 얘기해

주실 분이 아니다”“비자금을 전혀 알지 못한다”“기억에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박주천(朴柱千.신한국)의원도“젊은 사람이 어떻게 거짓말을 그렇게 잘 할 수 있느냐.속성이 아버지와 닮아서 그런 것 아니냐”고 흥분.

…鄭회장은 청문회 전엔 시종 초조한 기색이었으나 청문회가 진행되면서 여유를 되찾은듯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중간중간'피식'웃는 모습까지 보이기도 해“젊은 사람이 해도 너무한다”는 핀잔을 들었다.

鄭회장은 답변하기 모호한 사항이 있으면 옆에 있는 변호인과 숙의한 뒤 답하는등 조심하는 모습.그는'정태수 리스트에 관해 검찰로부터 조사받은 적 있느냐”는 박주천의원이 질문에“그 부분에 대해 조사받았다”고 했다가 바로 옆에 있던 정

태류(鄭泰柳)변호사와 귓속말을 나눈 후“그 부분은 수사중인 사항으로…”라며 지난 7일 鄭총회장의 답변을 녹음기 틀어놓은듯 되풀이.

…이인구(李麟求.자민련)의원은“박태중(朴泰重)씨가 행적을 감춰 증인 출두요구서가 계속 반송돼오고 있다”며“朴씨를 기술적으로 나오지 않게 하려는 음모가 진행되고 있다”고 음모설을 제기.

李의원은“국정조사법상 22일 출두하는 朴씨에게 1주일전인 15일까지 증인출석요구를 해야 하는데 朴씨는 집이나 사무실 모두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수사기관에 소재파악을 의뢰하고 강제구인장을 발부하라”고 요구.

이에 현경대(玄敬大)위원장은“국회조치로서 가능한 모든 것을 취하겠다”고 약속.

…이양희(李良熙.자민련)의원은“95년 6월17일 1단계공장 준공식(23일)을 앞두고 김한곤(金漢坤)당시 충남지사가 오후4시에 당진제철소를 방문,김현철씨를 鄭회장과 함께 영접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

李의원은“김현철씨.鄭회장.당진의 강모치과원장등 6명이 당일 저녁 제철소로부터 얼마 떨어지지 않은'노송가든'에서 식사했다”며 음식점 사진까지 제시했으나 鄭회장은“분명히 그런 일이 없다”고 주장.

이상만의원이 재벌2세들의 모임인 경영연구회 관련 질의를 하려하자 김경재(金景梓.국민회의)의원이 갑자기 李의원에게로 다가가“그것은 내가 할 질문”이라고 신문을 차단하려 했으나 李의원은 무시한채“경영연구회가 김현철과 만났느냐”고 질의.

…鄭회장과 김현철씨와의 식사모임을 청와대 민정수석실 오세천(吳世千)민원비서관이 주선했다는 사실은 우연히도 김현철씨.吳비서관과 경복고 동문인 이사철(李思哲)의원과 맹형규(孟亨奎.이상 신한국)의원에 의해 처음 제기됐다.李의원은“자리를

주선한 사람이 공직에 있는 사람이냐,기업인이냐”“임명직이냐,선출직이냐”는 식의 단답형 질의로“청와대 민원비서관”이라는 답변을 鄭회장으로부터 얻어낸 것.

…한편 특위위원들에게 23일)을 앞두고 김한곤(金漢坤)당시 충남지사가 오후4시 당진제철소를 방문,김현철(金賢哲)씨를 鄭회장과 함께 영접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

李의원은“김현철씨.鄭회장,당진의 강모치과원장등 6명이 당일 저녁 제철소로부터 얼마 떨어지지 않은'노송가든'에서 식사했다”며 음식점 사진까지 제시했으나 鄭회장은“분명히 그런 일이 없다”고 주장.

…한편 특위위원들에게 쏟아지는 비판을 의식한듯 일부 야당의원들이“왜 질의시간을 6시간으로 하느냐,밤12시까지 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실제 질의내용은 판에 박은 듯 똑같은 내용을 반복.

여야의원들은 청문회 시작전과 오후신문전 당별로 모여 대책회의를 갖고 신문사항을 주제별로 나누는등 효율적 신문을 위한 방안마련에 몰두했으나“鄭회장이 입을 안여는데 어떡하겠느냐”며'열심히 하자'는 각오만 다진 채 회의를 종결.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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