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안넣고 사실에 충실…신뢰 키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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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우리 신문의 발전 전략은 단순합니다. 진실 추구와 공정보도라는 저널리즘의 핵심 가치를 지켜가면서 기술과 시장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는 거죠. "

미국 다우존스 및 월 스트리트 저널의 캐런 하우스 수석 부사장이 지난달 31일 WAN총회에서 발표한 '글로벌 기업의 가치 높이기'의 한 대목이다. 지난 2년간 그가 월스트리트 저널의 변화와 성장을 진두지휘해 왔다는 점에서 이날 발표는 총회 참가자들의 특별한 관심을 모았다.

캐런 하우스가 밝힌 비결은 의외로 단순하다. 우선 감정을 넣지 말고 사실에 충실한 기사로 지면을 채웠다. 신문은 독자들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다양한 정보를 주면 될 뿐, 가르치려 해서는 곤란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그 결과 "우리 독자들은 평균 45분 이상 신문을 정독한다. 그만큼 신뢰도가 높다는 것이다"라고 자랑하는 상황이 됐다.

또 새로 도입한 제4섹션 '퍼스널 저널'은 기업인 등 인물에 대한 심층적 접근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는 새로운 틈새를 뚫기 위한 전략이었고, 성공을 거뒀다. 이 밖에 월스트리트 저널의 온라인 신문은 가장 성공적인 모델로 꼽힌다. '유용한 정보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슬로건 아래 70만명의 유료 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 중 30만명은 종이 신문을 보지 않는 사람들.

신문 구독자(180만명)까지 합쳐 일일 구독자가 미국 최대인 210만명에 달한다. 돈을 내고 봐도 전혀 아깝지 않은 고급 정보를 제공해 신문과 인터넷 양쪽에서 든든한 버팀목을 마련하는 게 그의 전략이다.

그의 노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는 이제 세계 무대, 특히 아시아 쪽으로 관심을 돌렸다. 홍콩에 이어 최근 인도에서도 현지 인쇄를 시작했다. 그는 총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확하고 정직한 기사로 세계의 기업인들이 돈을 버는 데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우리 역시 세계기업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변화를 두려워하면 안 됩니다."

이스탄불=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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