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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 아이스크림맛 23년만의 변신 -외국산 체리맛 돌풍에 바닐라맛 포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빙그레는'투게더'아이스크림의 맛을 23년만에 바꾸기로 작정했다.우유로만 만든 바닐라맛 전통을 포기하고 우리 입맛에는 생소한 것처럼 여겨지는 체리맛을 집어넣기로 했다.

빙그레가 간판 브랜드의 맛을 수정키로 결심하기까지는 여간 고심이 큰게 아니었다.지난 74년 1월 투게더를 선보인 이래 패밀리 아이스크림의 1위 자리를 꾸준히 지켜온데 대한 긍지가 대단했기 때문이다.

빙그레가 이러한 자부심을 꺾고 투게더 맛을 스스로 바꾸기로 한 것은 외국산 아이스크림의 거센 돌풍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신세대들이 외국산 아이스크림에 급속히 길들여지면서 더이상 슈퍼.편의점에서'고리타분한'맛을 고집하는 국산제품을 찾으려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해 외국산 아이스크림은 8백억원 규모로 국내시장(7천8백억원) 점유율이 10%선을 넘어섰다.

95년 8개에 이어 지난해에는 무려 18개 브랜드가 물밀듯 입성하면서 국내시장 점유율이 급기야 두 자릿수까지 높아진 것이다.올해는 12.7%까지 치솟을 것으로 추정된다.

빙그레는“더이상 방치했다간 안방을 내줄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에 몰려 배스킨라빈스 제품에 대한 벤치마킹을 실시했다.도대체 어떤 맛이기에 외국제품중 가장 잘 팔리는지 따져보기 위해서였다.

분석결과 배스킨라빈스 31가지 아이스크림중'체리주빌레'라는 제품이 단연 인기였다.

빙그레 관계자는“우리 신세대 입맛이 어느새 체리맛에 깊숙이 빠져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아냈다”며“이런 취향을 더이상 외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체리맛 제품을 내놓기로 했다”고 말했다.

빙그레는 이에 따라 투게더 팝과 투게더 프리미어 2개 아이스크림 제품을 체리맛으로 꾸미기로 했다.'쥬시모네'라는 네모꼴 바의 새 브랜드 역시 체리맛을 가미키로 했다.

빙그레는 이들 삼총사를 내세워 체리주빌레의 뒷덜미를 잡겠다는 각오다.

3개 제품의 올해 매출액 목표는 3백억원.배스킨라빈스 3백70개 점포의 지난해 매출액 3백70억원에 육박하는 수치다.

올해 아이스크림시장에서 체리로 승부수를 던진 빙그레의 반격전이 어떤 반응을 가져올지 자못 관심거리다. 〈이종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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