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뉴스>민선시대 내무장관의 달라진 지방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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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내무부장관의 지방순시 모습이 임명직 단체장 시대때와 크게 달라졌다.이런 현상은 7일 강운태(姜雲太)내무부장관의 대전시.충남도 방문에서 두드러졌다.

종전 임명직 시절에는 30만 내무공무원의 수장(首長)인 내무부장관이 시.도를 방문할 때면 며칠전부터 직원들이 대청소를 하는등 법석을 떠는게 관례.

그러나 이날 姜장관은 차관보.공보관.치안보좌관만 대동한채 승용차편으로 서울에서 대전톨게이트에 도착,정하용(鄭夏容)대전시 행정부시장의 영접을 받았다.

업무보고도 행정부시장.행정부지사가 했으며,시장과 도지사는 내무부장관과 나란히 자리에 앉아 환영인사의 말만 한 것도 관선시대와 달라진 점이다.

똑같은 내용의 연설인데도 충남경찰청 방문때는 제목이'장관님 훈시말씀'인 반면 대전시.충남도 방문 때는'장관님 당부말씀'으로 변한 것도 민선단체장 시대를 반영한 특징이라 하겠다.

姜장관은 공무원 대선배며 민선단체장이라는 신분을 의식한듯 인사말 서두에서 홍선기(洪善基)시장과 심대평(沈大平)지사에 대해 '공직 대선배''경륜.능력등 모든 면에서 탁월하신 분'등의 용어를 쓰며 깍듯이 예우해 시대변화를 실감케 했다

.姜장관은 그러나 “(대전.충남도에서는 예외지만)심지어 어느 자치단체에서는 불우이웃돕기 예산으로 단체장이 주민들에게 선물을 돌리는등 선심성.나눠먹기식 예산집행이 자행되고 있다”며 나라의 안살림책임자로서 판단한 민선단체장들에 대한 비

판적 시각도 표출했다.

이날 업무보고를 한 鄭부시장은 姜장관의 행정고시 1년 선배(10기)여서 이같은 맥락을 아는 일부 공무원들은 혹시 鄭부시장이 불편한 심기를 나타내지 않을까 걱정했으나 鄭부시장은'장관님'등 깍듯한 예우를 갖춰 매끄럽게 업무보고를 마무

리했다. 〈대전=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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