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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청문회>청문회 속기록 지상중계 - 김재천 의원 (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3면

김재천의원(新)

-鄭총회장은 수서사건 때 盧대통령에게 1백50억원을 뇌물로 줬으나 당시에는 부인했고 4년후인 96년 11월에야 시인했다.증인은 자신에게 불리할 때나 진실을 밝히는가.

“이번 건은 수서사건과는 관계가 없다.”

-수서로 수감돼 있을 때 아들이 언제 찾아왔는가.

“기억 안난다.매일 찾아왔다.”

-당시 구속돼 있을 때 정보근이 청와대를 찾아 구명운동을 했다는데 맞는가.

“구명운동은 아니었다.자금지원차 갔다.”

-아들이 청와대로 찾아가 구명운동 벌인 건 이상하지 않나.

“그런 적이 없다.”

-당시 보석결정을 받은 것이 구명운동의 결과 아닌가.

“청와대로 간 건 사실이지만 자금지원을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청와대에서 누구와 만났나.

“홍인길 전 청와대 수석이었다.”

-홍인길전수석과 관계가 깊었나.

“정부수립 이전부터 알고 지냈다.”

-오전에는 대출받으려면 기업인.사업성.담보가 있어야 한다고 스스로 말하지 않았는가.

“그렇다.”

-만약 자신이 금융기관의 장이라면 수서비리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겠나.

“그건 은행에서 한 일이라 잘 모른다.”

-코렉스공법으로 신기술을 이뤄냈다고 했는데 이것은 포철에서도 계속 적자를 보고 있다가 지난해에야 겨우 흑자를 본 공법인데 사업성이 있는 사업이라 할 수 있는가.

또 장지동등 이곳저곳에 소유한 땅이 담보로서 가치가 있다면 과연 왜 부도가 났겠나.

엊그제 김기수(金起秀)검찰총장에게 들으니 정태수리스트가 있다는데 그 리스트를 어떻게 선정했나.김종국.이용남등과 같이 작업했나.

“리스트에 관해 말하지 않은 이유는 돈 받은 사람이 알려지면 사법처리 당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나에게 불리한 말이 나올까봐 진술을 거부했다.”

-기업인이 정치인에게 돈 주는 건 무언가 도움받기 위한 것이지 않은가.

“그럴 수도 있지만 여러가지 성격이 있다.누구에게 어떤 성격으로 어떤 돈을 줬다고 한마디로 잘라 말할 수는 없다.”

-정치인에게 돈을 줬으니 정치자금이라 떳떳하다고 했는데 왜 현금으로 줬는가.지금 구속중인 황병태(黃秉泰.신한국당)의원등은 정치하는 사람들 아닌가.

“정치하는 사람이다.”

-어떤 사람은 재수가 나빠 뇌물이 되고 어떤 사람은 재수가 좋아 정치자금을 받았는가.이중 증인에게서 돈을 받고 신문에 이름도 나지 않은 사람도 있다.

증인은 은행장에게 로비를 할 때도 철저하게 그 은혜를 입은 만큼 어떤 사람에게는 1억원을 주고 몇억원도 주고 어떤 공무원에게는 5천만원도 주는등 치밀한 사람이었다.

증인에게 묻겠는데 돈을 주면 대부분 정치인은 거부하지 않지 않았는가.

“대답 않겠다.”

-러시아 소설가 막심 고리키가 쓴 소설을 보면 부패한 사회를 묘사하면서'매수되지 않는 사람은 없다.다만 금액만이 문제다'라는 말이 있다.

증인은 검찰조사에서'밑의 부하직원이 업무추진비를 가져가 떼어먹어 로비가 잘 안됐다.이들이 떼어먹지 않았으면 일이 잘 풀렸을텐데'라고 불평했다고 들었다.지금 우리사회는 봉투가 들어가면 안되는 일이 없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증인 생각이

었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전직 대통령도 구속돼 있는 정의가 엄연히 살아있는 사회다.결국 증인도 이렇게 사회가 부패해지는데 크게 공헌했다고 생각지 않는가.

방금 동료의원들이 볼썽사나운 꼴을 보인 것도 부도덕한 기업인이 돈 몇푼으로 정치인을 개 끌고다니듯한 정치관행 때문이다.자본금 9백억원밖에 되지 않는 기업이 5조원이라는 거액을 대출한 것은 말도 안된다.

법정대리인 손근석씨가 실사해보니 1조5천억원이 없어졌다고 말했다.1조5천억원을 증인이 떼어먹은 것이다.

증인이 사용한 5조원이라는 돈은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비용이라고 생각한다.이제 대한민국이 진짜 선진국으로 가려면 대통령선거일지라도 부도덕한 돈을 받으면 언젠가는 밝혀지고 말아야 한다.대통령일지라도 감옥에 가고만다는 사실을 알기 바

란다.

오전에 증인은 8천억원을 지원해주다 갑자기 중단,부도가 났다는 말을 했다.증인 같은 사람이 쓸데없는 돈을 사용했기 때문에 우리 경제는 외채가 1천여억달러나 되는등 어려운 상태다.

한보의 부도처리 과정에 대해 말하겠다.당진제철소 건설과 관련,다른 재벌로부터 견제가 있었나.

“잘 모르겠다.”

-증인은 검찰조사에서 모그룹이 95년10월 제3자를 내세우며 당진제철소의 인수를 제의했지만 거부했다고 진술했다.이후 이 그룹이 한보의 부도설을 퍼뜨려 제2금융권에서 모두 상환요청이 들어왔다고 주장했다.제3자의 음모가 있었다고 생각

하지 않나.

“잘 모르겠다.”

-96년 중반 현대가 본격적으로 철강사업을 준비하며 권순명 상무등을 영입했는데 알고 있나.

“잘 모른다.”

-산업은행이 3천억원 대출을 거부해 부도났다고 했는데 이 과정에서 외압이 있지 않았나.

“모르겠다.”

-부도 결론을 내릴 때 은감원이나 재경원이 그런 사실을 몰랐다고 보는가.

“23일 부도났는데 22일 우리 직원에게 들어봤더니 누군가 3천억원을 주기로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임창열 재경원 차관이 부도를 내야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오전 답변중 林차관에게'신중히 고려해라,그리고 윗사람에게 전해라'고 했다는데 그게 누군가.

“재경원 장관이다.”

-혹시 청와대인물은 아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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