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전>문혜정 귀국展 - 절박한 독일살이 심경 표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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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한국에서 그림그리기 힘들다고 말하지만요,사실은 한국은 좋은 편이에요.화실이나 개인교사라도 해서 먹고살수 있지만 아무 연고도 없는 외국에서는 그야말로 생존이 걸린 거잖아요.그야말로 죽기살기로 해도 될까말까예요.”

이렇게 절박한 심정으로 아무것도 없는 독일에서 작업에 매달렸던 작가 문혜정.그가 독일생활을 마무리하면서 갖는 귀국전이 8일부터 17일까지 박영덕화랑(02-544-8481)에서 열린다.이번 전시에서 문씨는 유학이라는 이름으로 독일에 처음 자리잡았던 89년 작품부터 귀국 직전까지 작업한 작품들을 보여준다.2년전인 지난 95년 갤러리서미에서 가졌던 개인전에서는 주로 캔버스를 끈으로 묶은 설치를 보여주었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유화.드로잉.사진작업등 그의 작품세계를 총체적으로 보여주게 된다.

캔버스를 광목천으로 싸고 다시 이를 노끈으로 묶는 독특한 그의 설치작업은 독일생활이 너무 힘든 나머지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오려는 생각에서 쌌던 보따리에서 시작됐다.여기서 받은 영감이 그에게 힘을 주었다.그리고 이후 독일 철강협회 공모전과 독일 바덴 뷔르템베르크 국회 청년작가 공모전을 수상한데 이어 92년에는 독일 바덴 뷔르템베르크 주정부 예술기금을 받을 만큼 인정받았다.

<사진설명>

문혜정 작'B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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