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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을 보면 힘이 난다”김연아.박태환 1.2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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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호 22면

올해 대한민국을 행복하게 한 인물로 뽑힌 ‘피겨 요정’ 김연아와 ‘마린 보이’ 박태환, 그리고 ‘국민 여동생’ 문근영(위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주로 스포츠 스타와 선행을 베푼 연예인이 사람들에게 행복감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에는 누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까. 중앙포토

2008년 대한민국을 행복하게 만든 사람은 누구일까.
인터뷰에 응한 102명은 모두 20여 명의 이름을 떠올렸다. 거명된 20여 명 중에는 스포츠 스타가 8명(베이징 올림픽 야구대표팀 포함)으로 가장 많았다. 올 한 해 국민의 시름을 덜어준 것이 스포츠였다는 얘기다. 그중에서도 42명의 시민이 주저 없이 ‘피겨 요정’ 김연아를 선택했다. 열 명 중 절반 가까운 사람이 김연아를 꼽은 것이다.
2위는 22명이 지목한 수영 스타 박태환이었다. 김연아와 박태환을 선택한 사람들은 응답자 가운데 60%를 넘었다.

2008 대한민국을 행복하게 한 사람은

시민들이 김연아를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단순히 ‘스포츠를 통한 국위선양’ 때문만은 아니었다. 김연아야말로 분열과 갈등의 시대에 ‘통합’의 촉매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세종대생 정민(20)씨는 “피겨스케이팅이라는 비인기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내려면 김연아가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냈겠느냐”며 “그래서 김연아의 노력이 더욱 돋보인다”고 말했다. 정씨는 또 “그녀로 인해 대한민국이 단합할 수 있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김설희(26·여)씨도 “김연아는 사람들을 함께 울고 웃게 했다”고 평가했다. “불황 속의 국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줬다”(신선호·26)거나 “김연아를 보면 힘이 나고 신난다”(이로미·22·여)는 의견도 나왔다.

박태환은 불가능을 가능케 했다는 점 때문에 높은 점수를 얻었다. “400m에서 금메달을 땄다는 것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 것”(이준희·36),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하면 된다는 것을 보여 줬다”(최민수·54)는 설명이 많았다.3위는 이명박 대통령. 12명이 이 대통령을 꼽았다. 주로 장년층 이상에 지지자가 많았다.

정치인 가운데는 유일하게 행복을 준 사람으로 선정됐다. 공무원 원용명(57)씨는 “이 대통령이 좌편향 국가를 조금 오른쪽으로 돌려놓고 있는데 그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일무(55) 스님은 “세상을 보는 각도를 수정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정권교체를 이룩해 행복했기 때문이라는 응답도 있었다. 이 대통령을 행복을 주는 사람으로 꼽은 사람 대부분은 경제를 회생시켜 줄것이란 기대를 품고 있었다.

4위는 베이징 올림픽 야구대표팀이었다. 대표팀 4번 타자이자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승엽을 꼽은 사람(한 명)까지 포함하면 모두 8명의 지지를 받았다. 나윤미(21·여)씨는 “야구 대표팀 때문에 잠깐이라도 사람들이 다 같이 어울려 즐거워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기부천사’들을 꼽은 사람도 적지 않았다. 배우 문근영(4명)과 가수 김장훈(3명)이 각각 5, 6위에 올랐다. 유미라(34·여)씨는 “어린 문근영이 어려운 시기에 큰돈을 기부할 수 있었던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우국희(40)씨도 “어린 나이에 베풂을 실천한 게 대단하다”고 칭찬했다.

김장훈은 ‘기부의 지속성’이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김경원(24)씨는 “한두 번 기부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갖고 싶은 것도 포기하고 지속적으로 기부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 이상희(25)씨는 “(김장훈은)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역도 선수 장미란을 꼽은 사람도 3명이었다. 조규현(49)씨는 “장미란이 한번에 역기를 들어올릴 때 정말 통쾌했다. 나도 모르게 환호하게 됐다”며 “자기 자신을 이겨 낸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장미란 선수의 해맑은 웃음이 가장 행복을 연상시킨다”(박지은·30·여)는 대답도 있었다.

‘무명씨(無名氏)’를 꼽은 사람도 있었다. 박지수(29·여)씨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서민 중에서 자신의 힘든 처지를 이겨 내는 사람”을, 한혜옥(55·여)씨는 “소리 소문 없이 여러 사람을 돕는 이름 없는 인물, 혹은 아무도 알아주고 보지 않아도 자기 일을 하는 사람”을 진정한 영웅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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