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중씨 중요서류 미국으로 밀반출 기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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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현철(金賢哲)씨의 측근 재산관리인으로 현철씨 비리.대선자금과 관련,열쇠를 쥐고 있는 박태중(朴泰重.38)씨가 7일 자택에 보관중이던 서류.가재도구등을 급히 꾸려 미국으로 탁송의뢰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朴씨의 어머니 姜모(63)씨가 지난달 30일 급히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드러나 朴씨가 검찰소환을 앞두고 중요서류와 함께 가족을 미국으로 빼돌리려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또 朴씨의 재산을 관리한 측근으로 매형뻘인 方태현(43)씨도 함께 가재도구를 꾸려 해외이삿짐 전문운송업체에 탁송을 의뢰,현재 朴씨 이삿짐과 함께 부산항에서 선적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方씨는 박태중씨가 설립한 ㈜심우의 감사이자 대형음식점'아사도'의 경영을 맡아왔다.

본사 취재팀의 확인 결과 미국에 살고 있는 朴씨의 여동생 姜모(33)씨가 지난 1일 입국,해외이삿짐운송 전문업체인 A사에 전화를 걸어 미국 LA로 朴씨와 方씨등의 이삿짐을 탁송해주도록 부탁했다는 것이다.

姜씨는 박태중씨의 친동생으로 93년 작고한 아버지 朴종열씨의 성(姓)대신 어머니 姜씨의 성을 따라 미국 영주권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삿짐 운반을 의뢰받은 A사 郭모(33)씨는“姜씨가 2일 오전 전화를 걸어와 하루가 급하니 짐을 미국으로 옮겨달라고 요구하고 비용도 묻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A사는 姜씨의 요구대로 휴일인 5일 경기도성남시분당구초림동 方씨의 집에서 8트럭 한대 분량의 짐을 보관창고에 옮겼다.

方씨가 사는 H아파트 경비원 朴모(50)씨는“5일 오전9시부터 오후3시까지 침대.피아노등 가재도구와 함께 옷과 서류등이 담긴 박스 50여개가 실려 나갔다.인부들이 외국으로 가는 짐이라고 말해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A사측은 이어 7일 오전 박태중씨의 서울강남구청담동 카사두손빌라에서 서류.가재도구 일부를 빼내 보관창고에 보관중이던 方씨의 짐과 함께 컨테이너박스에 실어 부산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정제원.장혜수.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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