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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제 남용 불면증 환자에겐 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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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경기침체.감원태풍.한보사태등 사회불안 요소가 증가함에 따라'잠 못이루는 밤'으로 고통받는 불면증 환자가 늘고 있다.

불면증이란▶잠들기 어렵거나▶잠을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또는 남이 보기에는 충분히 잔 것같아도 본인은 잠이 부족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이같은 증상이 1주일에 3회이상 한달 넘게 지속되면 만성불면증으로 진단을 내릴 수 있다.

미 피츠버그의대 정신과 데이비드 쿠퍼 교수는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 최신호에서“만성 불면증환자는 늘 긴장상태에 있기 때문에 불평이 많고 신경질적”이라며“이같은 성향이 교통사고나 과음등으로 이어지고,특히 우울증에 빠

질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한다.

“지난 두달간 거의 한숨도 못잔 것 같아요.낮에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항상 불안하고 두통.조바심이 나 가사일도 제대로 못하고 있어요.수면제를 먹어도 그때 뿐이고 어쩌다 잠이 들어도 작은 소리에 깨게 돼 밤새 뒤척이고 꿈만 꾸는 것같아

요.” L(42.여)씨는 우울과 불안이 동반된 전형적인 만성 불면증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대의대 정신과 정도언(鄭道彦)교수는“우리나라 불면증 치료의 가장 큰 걸림돌은 원인도 모르고 마구잡이로 수면제만 복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수면제는 먹는 순간은 잠을 자게 하지만 끊으면 즉시 반동적으로 불면증을 유발한다.이런

현상을 환자들은 흔히'병이 도졌다''습관성이 됐다'고 표현한다.

실제로 수면제를 장기 복용한 환자들은“잠을 자는둥 마는둥 한다”고 호소하는데 이때 수면뇌파검사를 해보면 깊은 수면때 나와야 되는 델타(δ)파 대신 약간 졸릴때 나오는 알파(α)파가 많이 나온다.

따라서 불면증 환자는 정신과 전문의에 의해 정확한 원인을 알아낸 후 환자상태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불면증의 원인은▶실직.이혼.사별.경제적 파탄같은 스트레스▶교대근무등으로 생체리듬이 깨질 때▶카페인등의 중추신경 흥분제 복용▶내과.외과적 질병▶정신질환등.

불면증 치료에 가장 중요한 것은'수면습관 교정'.즉 정해진 시간에 자고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되 낮잠은 금물이다.그외 숙면을 위해 밤12시 이전엔 아무리 졸려도 자지 말고 이후에도 5~6시간 정도만 자는 수면 제한요법,졸리다가도 잠

자리에 들면 잠이 안오는 경우엔 15분이상 잠자리에 계속 있지 말고 밖에 나와 활동하다 잠이 오면 침실로 들어가는 자극 조절요법을 해본다.

또한▶카페인이 든 음식 제한▶금주(禁酒.적어도 저녁땐 먹지 말 것)▶규칙적인 운동(단 자기 직전에는 피할 것)▶단전호흡.바이오 피드백등으로 긴장풀기등도 권장된다.이런 일반적인 방법으로도 증상의 호전이 없을 때는 정신과 전문의의 지

시에 따른 약물요법및 정신치료가 필요하다. 〈황세희 전문기자.의사〉

<사진설명>

만성 불면증 환자는 교통사고.과음.우울증등에 빠질 가능성이 높으므로 반드시 정신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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