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리 사자와 여덟마리의 양으로 이뤄진 군대와, 한마리 양과 백마리의 양으로 구성된 군대가 싸우면 어느 쪽이 이길까. 바로 전자다." 정복자 나폴레옹이 남긴 명언 중 하나다. 리더(사자)의 역할을 강조한 말이다. 정복자가 활약하던 2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뛰어난 리더의 중요성은 여전하다.
적지 않은 학자들이 유능한 리더들이 공통적으로 보이는 언행이나 특성에 눈을 돌렸다. 1970년대 미국의 R K 그린리프는 열가지 언행을 찾아냈다. 부하의 말을 경청하고 그들과 동감하며 실수를 해결해준다 등…. 리더의 신체적.심리적 특징을 찾아내려는 연구도 벌어졌다. '진정한 리더는 잘 생기거나 강한 육체를 갖기보다는 부드럽고 사교적이다' '유능한 리더의 몸에선 스트레스를 이기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게 하는 물질(세로토닌)이 많이 분비된다' 등….
하지만 최근 조직이론에선 개인이 지닌 리더십뿐 아니라 그 지도자를 둘러싼 상황이나 폴로어십(followership.부하의 자질)도 중요하게 여긴다. 영웅도 시대와 추종자를 잘못 만나면 범부(凡夫)가 된다는 것이다.
새 한국축구팀 사령탑인 메추는 언행과 특성면에서 훌륭한 리더의 요건을 갖췄다. 그는 평소 "나는 경찰이 아니라 코치"라고 주장할 정도로 유난히 선수와의 스킨십을 강조하는 감독이다. 파란 눈에 긴 머리, 캐주얼 코트 차림에서 예술가.철학자 같은 카리스마도 느껴진다. 하지만 메추를 제2의 히딩크로 만들려면 개인의 카리스마만으로는 부족하다. 시민과 축구협회, 특히 선수들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규연 사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