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10㎏ 뺀 방성윤 … “파워 버리고 스피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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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날씬해진 방성윤(1m95㎝·사진) 앞에 천적이 사라졌다. 방성윤은 지난 시즌 103㎏의 당당한 몸이 자랑이었다. 몸무게는 힘이다. 방성윤은 슈터지만 체중 덕에 골밑에서도 잘 싸웠다.

이번 시즌엔 그는 10㎏을 빼 93㎏으로 줄였다. 살 뺀 티가 확 났다. 얼굴은 홀쭉해졌고 XXXXL였던 유니폼이 너무 커 이번 시즌엔 XXXL 사이즈 유니폼으로 바꿔 입었다.

방성윤의 다이어트는 포지션 변화 때문이다. 지난 시즌까지 스몰포워드로 뛰던 그는 적당한 힘이 필요했다. 그러나 NBA를 목표로 미국으로 가서 슈팅가드로 포지션을 바꿨다. 슈팅가드는 주로 외곽에서 스피드로 경쟁한다. 그래서 방성윤은 체중을 버리기로 결정했다.

가벼워진 몸으로 한국으로 복귀한 그는 다시 스몰포워드로 돌아갔다. 없어진 10㎏이 아쉽기도 하다. 방성윤은 “깜짝 놀랐다”며 “리바운드를 잡으려는데 몸싸움에서 밀려 나가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좋아진 것이 더 많다. 가벼워지자 그는 빨라졌다. 천적을 쫓아버릴 정도다.

25일 KT&G와의 경기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KT&G에는 방성윤의 ‘천적 수비수’가 둘이나 있다. 최고 수비수 양희종(23·1m94㎝)과 거친 이현호(28·1m92㎝)다. 지난 시즌까지 방성윤은 이들만 만나면 맥을 못 췄다.

그러나 빨라진 방성윤을 막을 순 없었다. 방성윤은 쉬지 않고 뛰어다니면서 이들을 떼냈고 수비수가 쫓아오기 전 슛을 던졌다. 3점 슛을 7개나 꽂아 넣으면서 29득점을 했다. 방성윤이 천적 앞에서 개인 최다 득점을 했고 SK는 올 시즌 KT&G에 처음 이겼다.

이상범 KT&G 감독대행은 “방성윤 수비 방법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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