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계 단일후보 노려 勢결집 김덕룡 의원 발걸음 빨라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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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신한국당의 대선 예비주자인 김덕룡(金德龍)의원은 3일 뇌졸중으로 쓰러진 민주계 좌장 최형우(崔炯佑)고문을 문병했다.벌써 열서너번째 문병이다.金의원은 틈만 나면 崔고문의 병실을 찾는다.

金의원측은 崔고문측의 지원을 절실히 희망한다.崔고문 진영의 지지만 있으면 민주계 단일후보는 거의 떼논 당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 서석재(徐錫宰)의원을 간사장으로 한 민주계 중진모임에도 참석했다.이 자리에서 그는“민주계의 결속을 위해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뜻도 밝혔다.金의원은 이처럼 민주계 내부를 상대로 한 지원획득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金의원측은 민주계 세몰이에 성공하면 일찌감치 경선출마를 선언한 이인제(李仁濟)경기도지사도 결국은 자기 진영에 합류할 것으로 보고 있다.金의원의 최대 강점은 세력이다.그는 대선후보 경선이 자유경쟁 방식으로 치러질 경우 최종결선에 참

가할 자신이 있음을 밝히고 있다.

崔고문이나 徐의원측의 협력을 유도하기 위한 金의원의 전략도 세(勢)확산이다.당내 세력이 크면 클수록 崔고문과 徐의원이 편들어줄 공산은 커진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金의원은 지난달 13일 친분이 두터운 40여명의 의원들을 불러 점심을 낸데 이어 2일에는 30여명의 의원들과 식사를 같이 했다.박종웅(朴鍾雄).박명환(朴明煥).이규택(李揆澤).박헌기(朴憲基).이경재(李敬在).김호일(金浩一)

.맹형규(孟亨奎)의원등이 초대됐다.

金의원은 이달말이나 5월초 50여명의 의원들을 중심으로 자신의 추대위나 다름없는'21세기 국가경영연구회'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다음주에는 원외위원장 40여명을 불러 별도 모임을 결성하고,이달말에는 학계.관계 인사등으로 구성된 2백여명의 정책자문단도 발족시킬 예정이다.

차동세(車東世)한국개발연구원장.김진현(金鎭炫)서울시립대 총장.현승일(玄勝一)국민대 총장.김광두(金廣斗)서강대교수.최인기(崔仁基)전농림수산장관.유도재(劉度在)전청와대총무수석.원우현(元佑鉉)방송위원회부위원장.노재식(盧在植)국가과학기술

자문위원.송영대(宋榮大)전통일원차관등이 자문단에 참여한다고 한다.5월에는 이들 3개 모임 합동으로 대규모 합동세미나를 열어 위세를 한껏 과시한 다음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는 일정표를 갖고 있다.

金의원은 한보사태 이후 공개적인 활동을 자제해 왔으나 다음 주부터는 이미지 향상과 인지도 올리기 작업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전국의 시장.상가.백화점등을 두루 둘러보는 민생체험을 시작하며,공단.은행.증권회사 방문과 중소기업인들과의

간담회 계획도 짜놓고 있다.

金의원의 이같은 의욕적인 프로그램이 민주계 단일후보의 토대를 마련해 줄 것인지 아직은 점치기 어렵다.민주계내에선'이수성(李壽成)고문 대안론'이 최근 급부상하고 있고,李지사도 선뜻 양보할 기미를 나타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

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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