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해외차입 조건 다소 호전 - 가산금리 내림세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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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한보 부도 이후 악화됐던 국내 금융기관들의 차입여건이 조금씩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1월23일 한보철강 부도 이후 국내 금융기관들이 지불해온 해외단기차입금에 대한 가산금리가 계속 상승했으나 지난달 말을 고비로 점차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28일의 경우 7개 주요 시중은행 해외단기차입 금리는 리보(런던은행간 금리)에 0.40%포인트를 가산한 수준이었으며,삼미그룹 부도 이후인 지난 3월20일에는 가산금리가 0.41%포인트까지 올라갔으나 지난달 31일에는 0.

38%포인트로 소폭 하락했다.이처럼 국내은행들의 단기차입 여건이 호전되고 있는 것은 지난 3월말 결산을 마친 일본계은행들이 자금공급을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다 한국은행에서 20억달러이상의 긴급 외화자금을 시중은행에 지원해준

때문이다.

다만 한보와 삼미등에 거액이 물린 일부은행들은 아직도 가산금리가 낮아지지 않아 은행들간에 차입여건이 차별화되고 있다.

한편 국내 기업과 금융기관들은 이처럼 해외차입여건이 개선됨에 따라 그동안 유보했던 장기 외화자금 차입을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한국통신의 경우 이달중 뉴욕에서 2억달러상당의 양키본드를 발행할 예정이며,한국전력도 런던에서 3억

달러규모의'스털링채'를 방행하기로 하고 차입조건을 협의하고 있다.특히 한전의 스털링채는 국내기업 최초로 발행하는 것으로,앞으로 유럽 채권시장 진출을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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