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여권 분실피해 심각, 철저관리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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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오늘날 우리는 지구촌 시대라 불릴만큼 국가.인종.문화간 접촉과 교류가 빈번한 세계에 살고있다.이를 입증하듯이 지난해 우리 국민의 해외여행자 수는 4백96만7백명으로 95년도에 비해 19.4%나 늘어났고,여권 발급건수는 16.5% 늘어난 1백89만8천건을 기록했다.

해외여행에 있어서 여권은 없어서는 안될 필수적인 신분증이다.여권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발행국 국민임을 인정받고 여행에 아무런 불편이 없도록 각종 편의와 보호를 받을 수 있게 한다.그럼에도 최근 관리 소홀로 여권을 분실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음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지난 한해 여권 분실건수는 무려 4만2천건으로 95년도의 2만4천1백29건보다 대략 두배 가까이 증가하였다.문제는 분실건수가 많다는 데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분실여권이 위.변조되어 고가로 매매되거나 불법입국에 사용되는 데에

있다.그 실태를 보면 경제사범등 각종 범법자들이 해외로 도피하거나 외국인이 한국인으로 둔갑해 밀입국하는데 사용된 예가 있으며 그밖에 북한의 대남 침투공작,외국인의 제3국행에도 이용될 수 있는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와같이 분실여권의 악용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우리 국위가 실추되고,실제 각국이 우리 여권에 대한 검색을 강화하여 우리 여행객들은 필요 이상의 불편을 감수하게 되었다.또한 우리 여권이 절취 대상이 됨으로써 우리 여행객에게 사고가 일

어날 확률이 커지기도 한다.

이처럼 증가되고 있는 분실여권에 따른 문제점 해소를 위해 외무부는 현재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첫째,여권의 위.변조를 어렵게 하기위해 신기술을 도입,여권개량을 추진중이다.

둘째,분실 신고된 여권은 신고접수 즉시 그 내용을 출입국 관리국에 통보함으로써 분실여권의 위.변조 사용을 방지하는 방안을 마련해 현재 시행중이다.

셋째,여권담당 창구직원에 대한 직무교육을 강화하여 여권 신청접수시 주민등록증의 위.변조 여부를 철저히 확인하여 여권이 잘못 발급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넷째,단체 해외여행시 인솔자가 여행객들의 여권을 일괄보관치 못하도록 하고,여권분실시는 당해 여행사에 대한 행정제재를 강화할 예정이다.

이와 같이 외무부로서는 분실여권에 따른 문제점 해소를 위해 적극 대처코자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여권을 소지하고 여행하는 국민 각자의 이해와 협조다.여러가지 분실 방지책을 마련하더라도 분실해서는 안되겠다는 확고한 인식하에 대처하

지 않는다면 그러한 방지책은 큰 성과를 얻지 못할 것이다.

우리 모두가 자신의 사소한 부주의나 무관심이 국가 차원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여 여권의 보관관리를 보다 철저히 할 것이 새삼 요망된다. 박종선 <외무부 여권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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