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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업계 여성고객 확보 총력전 - 인테리어.안전장치등 크게 신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여성고객을 잡아라'-.

자동차업계에 새로 떠오른 화두(話頭)다.

자동차업계는 여성자동차 면허인구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여성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여성고객은 더이상'틈새시장'이 아니라 남성고객에 버금가는 주요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자동차 등록대수는 9백65만대.이 가운데 여성이 보유한 자가용 비율은 13.7%인 1백32만대다.또한 가정에서 차량구매시 여성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

고객으로서의 여성뿐만 아니라 판매에 이어 설계.생산부문에서도 여성의 역할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21일 부산의 삼성자동차 신호공장.금녀(禁女)구역으로 알려진 자동차 생산라인에 이날부터 21명의 여성인력이 투입됐다.

전자.섬유업종에서는 여성 근로자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자동차생산라인에 여성인력이 배치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자동차제조 부문은 그동안 거칠고 힘들다는 인식 때문에 남성의 전유물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생산공정에서부터 여성의 취향과 욕구를 반영하겠다는 방침아래 여성생산직 인력을 따로 뽑기로 했다.

◇삼성자동차=내년 3월 첫차를 출시할 이 회사는 디자인부터 제품생산에 이르기까지 신차개발에 여성을 적극 참여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 상반기중 60여명의 여성 생산직인력을 추가 모집할 계획이다.

내년 첫차 출시때는 총생산인력의 6%(약1백명)를 여성으로 충원하고 2002년(50만대 양산시점)에는 이 비율을 20%선까지 끌어 올릴 방침이다.

한편 자동차 설계부문에서는▶승.하차를 고려해 스커트의 구김을 방지하기 위한 회전시트▶굽높은 구두를 신는 여성을 위한 편의장치등 다양한 설비장치의 고안을 검토중이다.

◇현대자동차=엑센트의 경우 ▶보석.반지.장신구를 보관할 수 있는 액세서리함▶고급 직물시트등 여성운전자를 겨냥한 특별 선택옵션을 내놓았다.또 최근 출시한 다목적 승합차인 스타렉스는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운전자의 승.하차를 고려해 발

판을 크게 넓혔다.

의자도 앞쪽으로 전진배치해 남의 이목을 끌지 않고도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앉도록 설계했다.

이와 함께 기능보다 운전자의 섬세한 감성을 중시하는 인체공학적 감성공학을 적용해 차 내부의 인테리어부터 재질에 이르기까지 여성고객을 붙잡기 위한 아이디어 개발에 나섰다.

◇대우자동차=본사 직판부 안에 여성고객을 집중공략하기 위한 전담팀을 구성했다.또한 인터넷 대우 홈페이지안에 여성고객을 위한 사이트를 별도 운영하고 있다.

이달초에는 티코 슬라럼(자동차 경주)대회에 여성입상자를 따로 선발하고 미스티코 선발대회를 개최해 여성운전자 관심끌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신차 개발에서도▶여성운전자의 안전을 고려한 도난경보기능 리모컨키(누비라.레간자)▶야간에 화장을 고치는데 편리하도록 앞좌석에 따로 설치된 조명거울(레간자)▶여성의 엔진룸 점검을 쉽게 해주는 자동 후드 가스 리포터▶운전시 굽높은

신발을 따로 보관할 수 있는 신발함도 마련했다.

◇기아자동차=차내부 공간을 여성취향에 맞춰 섬세한 디자인의 개발을 추진중이다.이에 따라 프라이드에는 여성운전자를 위한 화장거울.컬러유리.안전을 고려한 자동 문잠금장치.파워핸들등을 특별 선택사양 품목으로 제공하고 있다.

또한 차체 개발에 여성 디자이너를 따로 두고 여성의 취향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박의준.유권하 기자〉

<사진설명>

여성의 자가용 승용차 보유비율이 부쩍 늘어나면서 업계는 자동차의 설계부터 생산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편의를 고려한 제품개발에 힘쓰고 있다.사진은 새로 마련한 자가용 승용차를 시승해보고 있는 한 여성운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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