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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자금 노리는 병.의원 신종사기 극성 - 병원장.브로커등 10명 구속.수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의료기기등 병원 설비를 구입하지도 않고 구입한 것처럼 속이거나 실제 가격보다 비싸게 산 것처럼 속여 거액의 리스자금을 불법 대출받는 수법으로 신종 사기를 벌인 병원장과 업체 대표등 13명이 검찰에 적발돼 5명이 구속됐다.

대구지검 특수부는 28일 리스자금을 불법 대출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충북보은읍 장병원 원장 張상열(51).대구시수성구 사랑한방병원 원장 朴민규(38)씨를 구속했다.

검찰은 또 이들과 공모해 대출받게 해준 서울의 리스브로커인 의료기판매상 남병수(42)씨와 3억4천만원을 불법 대출받은 박흥수(40.충주동양판지 대표)씨등 3명을 구속하는 한편 불법대출 액수가 1억원 미만인 업체 대표 3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구속된 병원장 張씨는 지난해 12월30일 사지도 않은 의료기기를 브로커 南씨로부터 3억7천만원에 산 것처럼 꾸며 주은리스주식회사 서울지점에서 3억7천만원을 대출받는등 모두 세차례에 걸쳐 58억원을 불법 대출받은 혐의다.조사 결과 張씨는 빌린 돈을 병원 신축과 운영비로 쓴 것으로 드러났다.

또 사랑한방병원장 朴씨는 지난 1월 南씨로부터 4억5천만원을 주고 물리치료기등 의료기기를 구입한뒤 12억3천만원에 구입한 것처럼 속이는등 대구.대동.상은리스등으로부터 일곱차례에 걸쳐 모두 21억8천여만원을 빼내 병원 운영자금으로 쓴 혐의다.

검찰은 같은 방법으로 48억원을 빼낸 혐의로 포항 O의원 원장 吳모(37)씨와 55억원을 대출받은 혐의로 충북보은 Y병원 원장 金모(40)씨등 5명을 수배했다.

검찰은“이들이 담보 부족으로 거액의 병원 신축.운영자금을 은행에서 빌리기 쉽지 않자 거짓 서류를 만들어 리스자금을 과다하게 빼내는 수법을 썼다”고 밝혔다. 〈대구=홍권삼 기자〉

◇리스 자금=시설 자금이 부족한 기업이 리스회사로부터 돈을 빌려 필요한 기계등을 사는 대신 매달 시설비와 이자를 내고 소유권을 취득하거나 이용료만 내고 시설을 빌려쓰는 제도.자금난을 겪는 기업이 손쉽게 시설투자를 할 수 있는 이점이 있어 인기가 높다.

이번 사건은 담보능력이 부족한 병원들이 은행에서 거액을 빌리기 어렵자 담보없이(리스 시설물 자체가 담보) 큰 돈을 쓸 수 있는 리스자금에 착안한 신종 사기.특히 2~3년전 15% 정도였던 리스자금 이자가 요즘은 12.5~13% 정도로 떨어져 은행금리와 큰 차이가 없는 점도 이들이 불법 대출에 손을 댄 동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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