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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운아 추성훈 다시 헤매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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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풍운아 추성훈(33·일본명 아키야마 요시히로·사진)의 격투기 인생이 위기를 맞았다. 활동 무대였던 일본 종합격투기 단체 K-1이 그를 등지면서 미로에 갇힌 것이다.

일본 언론은 최근 K-1과 추성훈의 결별 과정을 비중 있게 보도하고 있다. 다니가와 사다하루 K-1 대표는 “앞으로 추성훈이 드림(K-1의 종합격투기 대회)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31일 다이너마이트 대회뿐 아니라 내년에도 추성훈과 계약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추성훈은 자신의 블로그에 “대회에 출전하지 못해 아쉽다. 내년엔 어느 단체 링에 오를지 모르지만 열심히 하겠다”고 썼다. 미국 UFC, 일본 센고쿠 등 다른 단체 이적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추성훈은 K-1의 흥행 보증수표다. 경기 때마다 한국과 일본 모두에서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수익에 크게 기여한다. 한국에선 ‘귀여운 마초’ 이미지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일본에선 미우면서도 끌리는 악역으로 주목받았다. 그럼에도 K-1은 추성훈을 버릴 수 있다는 자세다.

갈등의 원인은 재계약에 대한 의견차였다. 추성훈은 파이터 머니와 상대 결정권 등의 조건을 K-1 최고 수준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한국에서 광고 출연료로 10억원 이상을 벌었고, 음반을 내는 등 추성훈은 1인 기업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그에 걸맞은 대우를 바란 것이다.

그러나 K-1의 생각은 다르다. 다니가와 대표는 “추성훈은 파이터가 무엇인지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 삐뚤어지고 있다”라며 협상 과정에서의 불편함을 토로했다. 오늘날의 추성훈은 K-1이 있었기에 가능했기 때문에 K-1에 협조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재일교포 4세로서 7년 전 일본에 귀화한 추성훈이 사쿠라바 가즈시(40)·다무라 기요시(39) 등 순혈 파이터 같은 영웅 대접을 받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불리하더라도 결코 고집을 굽히지 않는 추성훈을 K-1 측에서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계약이 틀어졌다는 해석이 많다.

추성훈이 약한 상대와만 싸우려 한다는 점도 마찰의 불씨가 됐다. 추성훈은 7월 시바타 가쓰요리, 9월 도노오카 마사노리를 쉽게 꺾은 뒤 한 물 간 유도 영웅 요시다 히데히코(39·센고쿠 소속)와 싸우고 싶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강적인 아오키 신야(25)의 공개 도전은 거부했다. 일각에서는 “추성훈이 갑자기 뜨더니 지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수군거리고 있다. 실제로 추성훈은 격투기보다 광고 출연과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추성훈은 유도 선수 시절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차별을 받으며 굴곡 많은 인생을 살아왔다. 추성훈은 “차별 없이 실력만으로 평가받고 싶다”며 2004년 종합격투기로 전향했지만 또다시 길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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