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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초대형 해양설비로 무역 흑자 견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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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은 현대중공업 전체 매출의 약 50%를 차지하는 대표 수출 품목이다. 지난달 말까지 80여 척을 독일·그리스 등 세계 18개국에 수출했다. 이 회사는 올해 해양설비 하나로 적자를 면치 못하던 한국 전체의 무역수지를 흑자로 돌려놓기도 했다. 나이지리아에 5월 수출한 15억 달러 상당의 초대형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설비)가 그 주인공. 현대중공업은 당시 인도 예정일보다 공기를 앞당겨 수출했다. 이로써 5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가 나던 것이 10억 달러 흑자로 반전되는 계기가 됐다.


FPSO는 한 척의 가격이 15억~20억 달러에 달한다. 초고부가가치 해양설비로 최근 석유·가스 등의 개발이 증가하면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FPSO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내년 1월 울산에 세계 최초로 100만t급 FPSO 전용 도크를 완공할 예정이다. 이 도크가 완공되면 일반 상선용 도크에서보다 FPSO 조업기간이 5.5개월에서 4.5개월로 1개월 단축된다. 생산원가도 15~20% 절감할 수 있어 수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엔진 분야에서 괄목한 만한 수출 실적을 냈다. 2000년 현대중공업이 400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국내 유일의 독자 엔진인 ‘힘센엔진’(HiMSEN)의 선풍적인 인기 때문이다. 2001년 처음 이 엔진 4대를 생산한 이후 2005년 214대, 2006년 422대에 이어 지난해에는 832대로 급증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100% 가까이 늘어난 1500여 대를 수출했다. 현대중공업은 흔히 조선회사로 알려져 있지만 세계 선박 엔진 시장에서도 88년 이후 줄곧 1위를 지키고 있다.

이 밖에 현대중공업이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태양광 발전설비도 이탈리아(3000만 달러)와 독일 (4000만 달러) 등에서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 또 내년에는 1000억원을 투자한 국내 최대 규모의 풍력발전기 생산 공장이 완공돼 이 분야의 해외 수출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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