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망디 상륙 60돌 행사…슈뢰더 獨총리 초청 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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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의 정치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다음달 6일 프랑스에서 열리는 노르망디 상륙작전 6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다. 패전국의 총리가 승전국의 잔치에 참여하는 것이다.

"유럽연합(EU) 확대를 주도해온 독일은 이 행사를 계기로 경제적으로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유럽의 핵심에 위치하게 됐다"고 AFP통신은 분석했다.

슈뢰더 총리는 "이 기념식에 초청된 것은 독일이 서양 민주사회의 주요 일원이 됐음을 인정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통합을 주도하고 독일통일을 완수한 헬무트 콜 전 총리는 이 행사에 초대받지 못했다. 전후세대로는 처음으로 독일의 총리가 된 슈뢰더의 아버지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전사했다. 한 독일인은 "이 걸로 모든 것이 다 끝나지는 않겠지만 우리는 지난 60년 동안 먼 길을 걸어왔다"며 감격했다.

그러나 곱지 않은 시각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프랑스 레지스탕스로 활동하다 살아남은 자크 비코는 자신의 이름을 이번 행사에서 빼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전쟁에서 무언가를 한 사람들은 독일인이 여기 오는 것을 반대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들만 그들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주관하는 이번 행사에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 등이 참석한다.

베를린=유권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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