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레이더] '3대 악재'충격 벗어났지만 내수·투자 부진해 안개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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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국내 증시가 국제유가 급등,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 중국의 긴축정책 등 '트리플 악재'의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다.

이 중에서도 가장 큰 악재인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는 그동안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되면서 잠재적인 악재로 한발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쇼크도 과도한 반응이 수그러들고 기업들의 극복 방안이 나오면서 영향력이 약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치솟기만 하던 국제유가도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가능성과 투기세력의 매수세 진정 등으로 안정세를 찾을 가능성이 커졌다.

긍정적 신호들이 잇따르면서 세계 증시는 2주일째 회복세를 이어갔다.

미국의 다우지수는 1만선을 회복했고, 나스닥지수도 2000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 증시가 안정을 되찾으면서 국내 증시도 연중최저치(5월 17일 728.98)에서 90포인트 가깝게 반등해 지난 주말에는 810선 회복에 성공했다.

대만의 가권지수와 일본의 닛케이지수도 각각 6000선과 1만1000선을 회복했다.

3대 악재의 부담에도 국내 기업의 수출 전망은 현재로선 낙관적이다.

미국의 경기는 지난 1분기에도 상승세를 보였다. 중국경제는 긴축정책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연 7~8%대의 고성장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중국 때문에 수출이 갑자기 위축될 가능성도 크지 않다.

전기전자 등 수출기업들의 실적은 2분기에도 사상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그러나 국내 증시가 아직은 완벽한 회복국면으로 들어섰다고 보기 어렵다. 4월 산업활동 동향에서 드러난 것처럼 소비와 투자가 여전히 부진해 증시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 내수가 살아나지 않는 한 개인 소득이 늘지 않아 투자 여력이 생기지 않는다는 얘기다.

결국 앞으로도 증시의 상승 에너지는 외국인들의 움직임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잠잠해진 것처럼 보이는 3대 악재는 시한폭탄처럼 언제라도 다시 등장할 수 있다.

이번 주에도 증시는 안개 속 장세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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