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봤습니다/닛산 로그] 승용차 같은 SUV … 시속 180㎞에서도 흔들림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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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닛산코리아가 수입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1위인 혼다 CR-V를 겨냥해 내놓은 로그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눈길을 끈다. 이 차는 르노삼성의 ‘QM5 씨티’와 형제 차다. 차체 뼈대와 무단변속기(CVT)·엔진이 모두 같다. 다른 것은 디자인이다. QM5는 경기도 수원 르노삼성 디자인센터에서, 로그는 일본(아쓰기)과 미국 닛산 디자인센터에서 각각 디자인했다. 이 차의 차체는 내년 한국에 들어올 가능성이 큰 SUV ‘X-트레일’과도 함께 쓴다.

로그는 SUV라기보다는 승용차에 가까운 크로스오버 차다. 차체가 낮아 여성 운전자도 부담 없이 운전할 수 있다. 전면은 미래형의 느낌을 주는 라디에이터 그릴이 부각된다. 전체적인 선은 인피니티의 냄새가 난다. 시트에 앉으면 촉감이 좋은 플라스틱이 감성 품질을 느끼게 한다. 스위치는 많지 않아 깔끔하다. 꼭 필요한 장치만 달았다. 도어 자동 개폐와 스위치를 눌러 시동을 걸고 끄는 스마트 키가 적용됐다.

한 가지 불편한 것은 사이드 미러 자동 접이장치 위치다. 왼쪽 끝 구석에 달려 있어 조작하려면 운전자의 무릎과 자주 부딪힌다. 예전 G35도 시트에 조작버튼이 붙어있어 체격 좋은 운전자가 앉으면 허벅지에 스위치가 가려 조작하기 불편했다. 그런 점에서 소비자를 고려하는 디자인이 아쉽다. 핸들에는 오디오 버튼이 좌우로 배열됐다. 운전 중에 오디오와 관련된 모든 것을 조작할 수 있다. 핸들 뒤에 부착된 패들 시프트는 6단까지 나눠서 변속할 수 있게 해준다. 3000만원대 SUV 가운데 유일한 장치다.

2열 공간은 넉넉하다. 5인 가족 모두가 탈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확보했다. 2열 시트를 접어 앞 조수석까지 이용하면 스키 두세 개를 충분히 실을 수 있다.

로그의 성능을 상징하는 것이 무단변속기다. X트로닉 CVT는 주행 속도에 딱 맞게 기어 변속이 이뤄져 가속 페달을 밟은 것만큼 반응이 나온다. 가속할 때 들리는 ‘윙’하는 소음도 훌륭하게 잡아냈다. 무단변속기만큼은 닛산이 세계 정상급임을 느끼게 해준다. 덕분에 사륜구동인데도 연비는 L당 10.7km로 수준급이다. 엔진은 2488cc 직렬 4기통에 최고 168마력이다,

주행안정성도 좋아 시속 180km에서도 흔들림 없이 잘 달린다. 서스펜션은 국내 도로환경에 잘 맞는다. 너무 무르지도 않고 고속이나 코너링에선 자세를 잘 잡아준다. 음감을 제대로 살려주는 보스 스피커도 달렸다. 기본형인 2WD는 가격이 2990만원으로 저렴하지만 알로이 휠도 아니고 오디오 스피커도 4개뿐이다. 열선 시트와 패들 시프트도 빠진다. 제대로 옵션이 달린 것은 사륜구동 고급형으로 3590만원이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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