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질병그리고의사>10. 경추.척추질환(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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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서서 걷는 인간에게 척주질환은 숙명인가.대표적인 요통은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고통을 안겨줌으로써 직립원인의 삶을 짜증나게 한다.감기보다 흔한 요통과 잘못 이해되고 있는 디스크의 정체,그리고 현대인에게 많은 목뼈의 통증등 각종 척주

질환의 원인과 치료.예방법을 알아본다.

◇어떤 질환이 있나=가장 흔한 것은 퇴행성 질환.20대부터 서서히 노화됨으로써 뼈의 변형,신경압박에 의한 통증.마비증상을 일으킨다.

대표적인 척추강협착증은 뼈의 노화와 골극(뼈가시)형성으로 뼈중심의 구멍이 좁아지는 질환.골극은 반복적인 자극을 받은 부위의 뼈가 자라나는 것으로 신경압박의 원인이 된다.

척추뼈 마디가 헐렁해져 윗뼈가 아래뼈보다 앞으로 튀어나오는 척추전방전위증,쪼그려 앉아 일한 여성에게 나이들어 등이 굽는 요부변성후만증도 노화와 관련된 퇴행성 척추질환이다.

그러나 일반인들에게 가장 관심이 높은 것은 디스크로 불리는 추간판탈출증(척주의 구조와 역할 참조).널리 알려진 만큼 오해도 많다.이대 동대문병원 정형외과 왕진만(王鎭萬)교수는“허리가 아프면 모두 디스크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실

제 다른 원인이 더 많다”며“특히 디스크라 하더라도 수술대상은 10%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가장 오해할 수 있는 것이 염좌.허리가 긴장돼 있는 상태에서 충격을 받아 뼈 주변조직인 힘줄.인대등이 일시적으로 손상된 것을 말하는데 안정이나 물리치료 정도로 쉽게 회복된다.또하나 디스크로 오진되기 쉬운 질환이 척추분리증.뼈에 미

세하게 금이 간 상태로 젊을 때는 별 이상을 느끼지 못하나 나이가 들면서 통증을 느낀다.

◇치료는 이렇게=대부분의 척추질환은 물리치료나 진통소염제.근육이완제등 보존적 요법이 우선되지만 개선이 안될 때는 압박받는 신경을 풀어주는 수술이 권장된다.척추강협착증은 좁아진 구멍을 넓혀주고,전방전위증은 어긋나 있는 척추를 교정해

금속핀으로 고정시켜주는 방법을 쓴다.

서울중앙병원 정형외과 이춘성(李春聖)교수는 최근 요부변성후만증환자에 새로운 수술법을 소개했다.복부를 통해 들어가 척추뼈를 벌린뒤 골반뼈를 이식하고,이어 뒤쪽에서 금속고정술을 해줌으로써 굽은 허리를 펴는 수술에 성공한 것.

전국민의 5%로 추산되는 척추분리증에도 효과적인 치료법이 등장했다.

우리들병원 이상호(李相昊)원장은 지금까지 나사못고정술로 척추골융합을 하던 분리증을 인공인대로 고정하는 수술법을 지난 2월 미 척추신경외과학회에서 발표했다.李원장은“폴리에틸렌으로 된 인공인대를 척추가시돌기에 8자형으로 묶어 고정시키

는 이 방법은 종래 출혈등 힘든 수술을 간편화시킨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최선의 디스크수술=크게 외과적 수술과 비수술 요법으로 나뉜다.전자는 칼로 해당부위를 절개해 탈출된 수핵을 잘라내는 고전적인 기법.이에 반해 자동수핵제거술(뉴클레오톰).효소용해주사.척추관절경술.레이저수술등은 칼을 사용하지 않기 때

문에 비수술 요법으로 분류된다.문제는 후자의 경우 부분마취를 할 정도로 수술이 간편하고 후유증을 적게 남긴다는 장점이 지나치게 부각돼 남용되고 있다는 점.우선 환부를 육안이 아닌 영상을 통해 간접적으로 보기 때문에 정확한 시술이 불가능하다.

또 시술침의 행동반경이 좁아 폭넓은 수핵제거가 어려운 것도 단점.특히 효소용해술은 요통을 장기간 유발시키거나 알레르기반응 때문에 지금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세란병원 척추신경외과 장일태(張日泰)부장은“디스크 수술은 운동과 보존요법으로 불가능할 때만 선택돼야 함에도 환자에게 강요하는 경향이 있다”며“특히 수술을 선택할 때도 보험적용이 안되는 비수술요법 보다는 정확하고 저렴한 외과적 수술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고종관 기자>

<사진설명>

대부분의 요통은 운동과 물리치료.소염진통제와 같은 약물등 보존요법으로 개선되는만큼 수술을 결정할 때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사진은 이대동대문병원 왕진만 교수가 진찰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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