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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갑 아파트 변형해 새 주거 공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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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크로스장르 건축 제안’ 전에 참여한 4명의 건축가들이 제안하는 안산시 시화호 변 MTV 개발 청사진. 미술관 측은 이번 기획을 통해 마련된 개발 계획 제안서를 안산시에 전달했다. [경기도미술관 제공]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젊은 건축가 4명이 경기도 안산시에 모였다. 안산에 위치한 경기도미술관(관장 김홍희)이 내년 2월15일까지 여는 ‘크로스장르 건축 제안’ 전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크로스장르’ 전은 미술과 인접한 다른 예술 간의 상호작용 가능성을 모색해보는 기획 전시. 미술과 건축이 만난 이번 전시는 그 첫 시도다.

비야케 잉겔스의 ‘도시의 다공성’은 고층 아파트를 변형해 완만한 한국 산세와 어울리도록 만든 새로운 형태의 주거공간이다.

미술관은 네 명의 건축가에게 한국수자원공사가 시화호 북측 간척지에서 개발 중인 안산 MTV(멀티태크노밸리)를 무대로 실제로 적용 가능한 도시 개발 청사진을 의뢰했다. 또 건축가들이 내놓은 밑그림을 토대로 미니어처 건축물을 만들어 미술관 로비에 전시했다. 미니어처는 건축물의 축소 모형인 동시에 각각 소파, 책꽂이, 테이블 등 실용적인 기능을 지닌 생활소품의 기능도 한다.

덴마크 출신의 건축가 비야케 잉겔스(34)의 작품 ‘도시의 다공성’은 빽빽하게 자리한 안산의 아파트 촌을 보고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 않고 무미건조하게 솟아오른 아파트를 보며 각각의 집을 작은 육면체로 분리해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분리한 육면체를 다시 쌓고 조금씩 비틀었지요. 부드럽고 우아한 한국산의 능선과 잘 어울리면서 아랫집의 지붕을 윗집의 정원으로 삼을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주거공간이 탄생했습니다.”

‘비야케 잉겔스 그룹(BIG)’이라는 건축사무소를 이끄는 그는 노르웨이 스타방게르 콘서트 홀을 설계해 2004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현재 하버드 건축대학원 객원 교수로 있다.

잉겔스는 “건축은 예술성과 함께 분명한 목적을 지녀야 한다”며 “도시 개발 계획과 미술관 내의 전시품 역할, 두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것이 이번 작업의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잉겔스의 작품은 미술관 내에서 책꽂이와 테이블, 의자를 겸하는 서재로 변신한다.

최근 전라북도 새만금 국제 사업 공모전에서 제안서가 채택돼 화제가 됐던 제프리 이나바(46) 미국 콜롬비아대 교수는 화살표의 이미지를 차용한 ‘이쪽으로’라는 건축물을 내놨다. 화살표 모양을 띤 빌딩은 시 중심가로 안내하는 기능을 지닌다. 전시장 내에서는 관람객의 동선을 이끄는 안내소 역할을 한다.

2006년 뉴욕건축가협회가 주는 ‘젊은 건축가상’을 수상한 중국의 마얀송(33)은 ‘아름다운 마음’이라는 기하학적인 모양의 빌딩을 설계했다. 단순한 육면체 단위의 방을 매끄러운 유선형 타워로 쌓아 만든 건축물로 촉수 모양의 꼭대기 부분에는 가로등이 달려있다. 실내에서는 독서등이 달린 안락의자가 된다.

파주 헤이리 ‘딸기 테마파크’를 설계한 조민석(44)씨의 ‘변종 아파트와 로봇 타워’는 꼬치처럼 기둥에 끼워진 각각의 층이 수직·회전 운동을 해 아침과 저녁에 전혀 다른 경관을 보여준다는 컨셉트다. 미술관 내 미니어처 작품은 티 테이블과 의자로 변신해 로비를 카페테리아로 꾸며준다.

제안전인 만큼 실제 건축물을 볼 수 없어 아쉽지만 미니어처 작품을 통해 젊은 건축가들의 톡톡튀는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다. 김홍희 관장은 “이번 기획을 통해 마련된 도시 개발 계획을 제안서 형태로 안산시에 전달했다”며 “시의 타당성 검토를 거쳐 몇 년 뒤엔 실제 건축물로 만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관람료 무료. 031-481-7007.

안산=이에스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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