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스핏파이어 그릴' - 시골식당서 펼치는 따뜻한 인간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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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스핏파이어 그릴'이란 식당이 있는 미국 메인주의 한 조그마한 산골마을 길리어드엔 왜 별 쓸모 없는 가냘픈 줄기의 나무들만 번성해 있을까.

순진한 처녀의 모습인 주인공은 왜 감옥살이를 했으며 시골 식당엔 어떻게 흘러들어 왔는지.식당 주인은 왜 정기적으로 먹을 것을 자루에 담아 집 앞에 놓는지.

평범한 시골 식당의 모습으로 시작되는'스핏파이어 그릴'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기구한 사연을 암시하는 장치로 호기심을 늦출 수 없게 만든다.여러 사람의 비밀스런 상처들이 이야기되고 이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와 맥이 닿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식당을 넘기기 위해 신문광고로 모집한 에세이 콘테스트에 응모작이 쇄도하는 모습등 여러 장면에서 따뜻한 인간애의 가능성을 가슴 뭉클하게 보여준다.전과자나 홀로 사는 이웃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무안하게 만들며 결국 대승적인 화해를 강조한다.

단아하면서도 감동적인,이와 유사한 소재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 우리 사정에 왜 비슷한 작품을 못만들어 내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채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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