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빗97' 박람회서 호평받는 한국기업들-가산전자. 삼성전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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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독일 하노버에서 열리고 있는 정보통신박람회'세빗97'에 참가한 29개 한국 업체의 각오는 남다르다.

경기침체로 내수판매가 부진한데다 정보통신부문의 세계적인 경쟁이 치열해 수출도 제자리걸음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세빗이 수출물꼬를 틀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95년부터 3년째 전시회에 출품한 가산전자 오봉환(吳奉桓)사장은 전시회 기간중 눈코뜰새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吳사장은 세계 50여개국 업체들과 상담하면서 가산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PC용 DVD플레이어와 통합비디오그래픽카드(VGA)를 최근 인수한 미 실리콘밸리 벤처기업 재즈멀티미디어의 인지도를 활용,바이어들에게 알리고 있다.

“지난해 이곳에서 홍콩 업체들이 5백60억원 규모의 현지 수주를 했습니다.방문객중 6만여명이 세계 각사 최고경영진과 바이어들인 만큼 전시회는 비즈니스의 전장(戰場)이 되고 있습니다.”

吳사장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세계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대만의 멀티미디어업체들을 압도하는등 현지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LG.현대.대우등 대기업들은 물론 동방음향.가남전자.바우전자등 한국공동관을 마련한 13개 업체들도 바이어들과 상담하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유럽시장을 겨냥한 1백65g의 초소형 유럽방식 디지털 휴대폰 GSM을 비롯,CDMA무선가입자망(WLL)시스템.DVD플레이어와 손톱 크기만한 칩에 신문 8천쪽,2백자 원고지 16만장 분량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1기가D램을 발표,전시장 분위기를 주도했다.

LG전자의 초당 3천6백KB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24배속 CD롬 드라이브와 손바닥에 올려 놓고 쓸 수 있는 초소형 핸드헬드PC는 유럽시장 진출의 실험무대가 됐다.

태일미디어.펜택.텔슨전자등 중견 멀티미디어업체들이 선보인 DVD제품과 디지털 카메라등도 기술력이 세계 정상급이란 평을 받았다.현지의 바이어들은“전체적으로 한국업체들의 기술력이 크게 향상됐음을 볼 수 있었다”고 말해 국산 첨단정보통신 제품의 수출전망을 밝게 했다.

텔슨전자의 이경석(李京錫)전무는“세계시장 진출에 어려움이 많던 중견업체들도 대만등 외국기업과의 경쟁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유통망 확보가 시급한 과제”라고 밝혔다.

[하노버=양영유 기자]

<사진설명>

관심끈 '노트북'

세계 최대 컴퓨터및 정보통신 전시회'세빗97'이 열리고 있는 하노버

박람회장내 LG전자 전시관에서 16일 마이크로소프트 윈도CE 프로그램을

시연중인 초대형 노트북PC(GP40M)전시모형앞에 방문객들이 몰리고 있다.

[하노버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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