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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공판 이모저모 - 방청석 野 북적 與 썰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한보사건 첫 공판이 열린 17일 서울서초동 서울지법 대법정 출입구에는 공판시작 2시간전인 오전8시쯤부터 1백여명의 방청객들이 줄을 서 대기하는등 이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반영했다.

…담당 재판장인 손지열(孫智烈)부장판사와 배석인 박이규(朴二奎).유용현(柳龍鉉)판사는 오전10시 정각 입정,개정을 선언.

정태수(鄭泰守)피고인은 호명전에 가장 먼저 법정안으로 들어오려다 교도관의 제지를 받고 피고인 출입문 앞에 서있다 9번째로 입정했는데 재판부의 인정신문이 끝난뒤 손에 들고 왔던 검은색 모자를 쓰고 앉아 있어 눈길.

…관련 피고인들중 네번째로 입정한 권노갑(權魯甲)피고인은 다른 피고인들과 달리 얼굴에 웃음을 띠고 변호인석과 방청석등을 둘러보며 아는 얼굴등에 대해 일일이 손을 들어 인사하는등 여유.

또 주소와 직업.나이등을 묻는 인정신문에도 큰 소리로 대답했으며 다른 피고인들의 신문이 진행되는동안 목운동을 하기도 했다.

…내무장관을 지낸 김우석(金佑錫)피고인은“정태수피고인으로부터 돈을 받을 당시 정치자금으로 생각했지 뇌물로 생각하지 않았다.지금와서 뼈아프게 후회하고 있다”며 다소 흥분된 어조로 답변.

검찰과 재판부가“무엇을 후회하느냐”고 묻자“그저 후회스럽다”고 대답한 뒤 소형마이크를 정재철(鄭在哲)피고인 어깨위에 걸쳐놓고 자기 자리로 돌아가는등 당황한 모습이 역력.

…이날 법정엔 국민회의측의 조찬형(趙贊衡).추미애(秋美愛)의원등 변호사 출신 국회의원 10여명과 당직자등 40~50여명이 대거 참석.반면 신한국당쪽에선 법률자문위원회 소속인 목요상(睦堯相)의원과 김찬진(金贊鎭)변호사만 참석,대조적

인 모습을 보였다.

…이날 마지막으로 검찰신문에 답한 權피고인은“40년 정치인생동안 대가성이나 조건이 붙은 돈을 받지 않았다”며 시종일관 목청을 높이며 뇌물수수죄를 적용한 검찰측 공소사실을 부인,검찰측과 잦은 승강이를 벌였다.

이에 검찰이“떳떳한 돈이라면 왜 사람 눈을 피해가며 받았느냐”고 몰아붙이자“야당 정치인들은 항상 돈을 준 사람들이 안기부등으로부터 피해를 보지 않을까 걱정해 이들을 보호하려는 습성이 있어 그렇게 된 것”이라고 응수.

…이날 공판에는 鄭피고인의 네아들 모두가 방청석에 나란히 앉아 공판 진행과정을 끝까지 지켜봐 눈길.

鄭씨 4형제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절 답변하지 않고 형제들끼리도 서로 말을 건네지 않은채 다소 시무룩한 표정으로 방청했으며 공판이 끝나자 재빨리 퇴정. 〈양선희.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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