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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F 케네디 딸 “상원의원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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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캐럴라인 케네디가 2005년 3월 7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열린 아버지 존 F 케네디대통령 도서관 개관식에 참석해 그의 초상화 앞에서 미소짓고 있다. [보스턴 AP=연합뉴스]

암살당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큰딸 캐럴라인 케네디(51)가 힐러리 클린턴이 국무장관을 맡으면 공석이 될 뉴욕 상원의원 자리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16일 보도했다. 상원의원 지명권을 갖고 있는 뉴욕주 데이비드 패터슨 주지사는 15일 기자회견에서 “케네디를 포함해 12명이 상원의원직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선두주자는 케네디와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 검찰총장이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지난주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케네디와 쿠오모가 25%의 지지율을 얻어 팽팽히 맞서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NYT는 “임명 권한이 전적으로 패터슨에게 있기 때문에 케네디가 지명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전했다. 뉴욕주 법률에 의하면 주지사에 의해 지명되더라도 상원의원은 2010년 다시 선거를 통해 당선돼야만 힐러리의 나머지 2년 임기를 채울 수 있다. 또한 2012년에 다시 상원의원 선거에 나서야 한다. 성매매 스캔들로 3월 하차한 엘리어트 스피처 전 주지사의 자리를 자동적으로 이어받은 패터슨 또한 2010년 선거를 통해 재신임을 얻어야 한다.

주지사의 한 측근은 “전국적 관심과 선거자금 모금을 노리는 패터슨에게 2010년 투표용지에서 ‘케네디-패터슨’이 함께 보이는 카드는 매력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케네디가의 후광을 업은 케네디는 상원의원직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정치 자금 7000만 달러를 모으는 데도 다른 경쟁자들보다 유리하다.

그러나 그가 공직을 수행한 경험이 거의 없고 능력이 검증된 적이 없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변호사이자 저술가인 그는 그동안 아버지 JFK의 유지를 받드는 일 외에는 언론의 주목을 피해 왔다. 정치 평론가 빌 슈나이더는 CNN에서 “1964년(캐럴라인의 삼촌인 로버트 케네디가 당선된 해) 이후 뉴욕에서 선거를 통해 당선된 케네디가 사람은 없다”며 “유명하다고 자동적으로 뉴욕 상원의원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대중의 관심을 일부러 피해 오던 캐럴라인은 올해 민주당 대선 경선 초기 테드 케네디(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과 함께 버락 오바마 후보 지지 선언을 해 오바마 당선에 큰 역할을 했다. 그는 당시 NYT에 “오바마는 아버지만큼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기명 칼럼을 쓰고,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도 오바마 지지를 호소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캐럴라인이 비명에 간 아버지와 삼촌 로버트, 그리고 뇌종양에 걸린 삼촌 테드에 이어 케네디가의 영광을 이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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