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삼우텍스프라자 대표 박성국씨 섬유업종애환 다룬 노래작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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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박성국(43.삼우텍스프라자 대표.사진)씨.생소한 이름이다.하기야 요즘 누가 걸레장사(섬유업종을 비하하는 용어)를 알아주기라도 하나.대신 지난해 12월 이탈리아 방문때 당했던 망신을 잊지 않고 있다.그래도 섬유 원단을 사러간 고객이었는데 한국사람은 물건을 보고가면 베낀다고 해서 영판 도둑놈 취급하는 통에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수모를 무릅쓰고 통사정하길 여러번.겨우 공장을 구경하고 곁눈으로 판매시스템을 익혔다.

그들이 낡아빠진 직조기로 명품을 쏟아내는 비결은 바로 장인정신이고 도덕성이며 하찮은 원단 하나하나를 작품으로 간주하는 열정의 산물임을 알았다.그것은 하나의 문화였다.패션의 출발점은 탁월한 미적 감각이 아니라 원단임을 누가 알까.

돌아오는 길에 그는'늙은 섬유인의 노래'란 글을 썼다.“춥고 배고팠던 암울한 시절/눈물로 일으킨 경제/우리의 현주소는 어디쯤일까(…)가자미처럼 엎드려 눈치 살피고/기린의 긴 목으로 둘러보아도/길은 어디에도 없어라.”

베끼면 죽는다.그는 열악한 원단 산업구조에 사형선고를 내렸다.

하지만 그는 섬유산업의 메카를 이룩하고야 말겠다는 꿈을 다지고 있다.동참할 사람,거기 누구 없소?

〈허의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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