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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프에게 사기당한 경제 칼럼니스트의 반성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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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버나드 매도프 전 나스닥증권거래소 회장이 벌인 500억 달러(약 68조원) 규모의 금융사기 사건에 영화감독인 스티븐 스필버그의 자선재단도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매도프는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를 유인한 뒤 나중에 투자한 사람의 원금으로 앞 사람의 수익을 지급하는 다단계 사기극(일명 ‘폰지 사기’)을 벌인 혐의로 13일 미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스필버그 자선재단은 자산 가운데 상당 부분을 매도프의 펀드에 투자했다. 2006년에는 스필버그 재단의 금리 및 배당금 소득의 70%를 매도프 펀드가 차지할 정도였다. 나치 수용소에서 살아남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던 엘리 위젤의 자선재단도 상당액을 손해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필버그와 위젤의 자선재단은 이번 사건의 피해로 문을 닫아야 할 지경에 놓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와 뉴욕데일리 뉴스의 소유주인 모티머 주 커먼도 피해를 당했다. 미국 상원의원 가운데 최고 갑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프랭크 로텐버그(뉴저지) 의원은 가족 명의의 자선재단에서 상당액을 매도프에게 투자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에서도 일부 연기금과 보험사들이 이번 금융사기 사건에 연루된 ‘페어필드 센트리’ 등에 투자해 9510만 달러(약 1300억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경제 전문 사이트인 마켓워치의 칼럼니스트 로버트 파웰도 매도프의 ‘꾐’에 넘어갔다. 파웰은 부인이 퇴직연금(401K)을 날리고 직장까지 잃게 된 사연에 대해 칼럼을 썼다. 파웰은 “실적을 의심하거나 보고서를 분석해 보지도 않고 오히려 고수익에 취해 돈을 더 넣으려고 했던 자신에 대해 분노가 치민다”고 털어놨다.

개인들뿐 아니라 전 세계 주요 금융회사들도 피해를 보았다. 영국 HSBC는 10억 달러, 프랑스 최대은행인 BNP파리바는 3억5000만 유로(4억7000만 달러), 스위스 은행들은 37억 유로(50억 달러), 스페인 최대 은행인 방코 산탄데르는 23억 유로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최대 증권사인 노무라홀딩스도 메도프 펀드에 275억 엔이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 뉴욕지부 연방법원은 이날 매도프가 보유하고 있던 모든 자산을 동결하고 이를 유동화해 최대한 피해자들을 보호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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