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백화점상권 유형 길따라 교통따라 가지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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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기본적으로 상권은'길따라,교통따라'형성된다.지금까지의 통념은'지하철역 주변=가장 좋은 상권'이었다.지하철은 교통이 복잡한 서울에서'많은 승객을 편리하고 빠르게' 이동시킬 수 있는 최적의 수단이기 때문이다.그러나 지하철노선으론 설명할 수 없는 서울시만의 독특한 백화점 상권(商圈)이 그려지고 있다.

◇다리상권

한강다리를 사이에 두고 남북으로 이동하며 형성된다.이동원칙은 지하철역 노선보다 다리로 연결된 직선거리 우선이 작용한다.

동작.관악구 주민들의 경우 지하철을 타면 강남권 백화점이 몰려있는 서초.교대역까지 금방 갈 수 있는데도 굳이 강북의 롯데본점 등을 주로 이용한다.한강대교나 동작대교를 건너 강북을 가로지르는 지름길을 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역으로 성동.광진구주민들은 잠실대교를 건너 롯데 잠실점으로 간다.이들 다리는'쇼핑다리'로 유통업체엔 더할나위 없는'효자다리'다.

◇방패상권

신촌과 영등포가 대표적인 곳이다.지하철 노선도를 놓고 신촌상권을 살펴보면 은평.마포구에서 신촌역을 가기가 쉽지 않다.가까운 거리인데도 갈아타거나 빙 돌아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그런데도 신촌의 그레이스백화점은 은평.마포.서대문 주민들의 주요 쇼핑장소다.차를 탈 경우 을지로보다 신촌이 훨씬 가까운 지리적 이점 덕분이다.

영등포권은 성산대교.양화대교가 방패역할을 해주고 있다.

방패상권은 구도시권중에서도 과거의 대형 재래상권을 종점으로 차선이 일자형으로 연결된 재래시장에서 형성되고 있다.일례로 영등포상권은 인천-구로-영등포로 연결돼 있다.

◇주머니(POCKET)상권

구(區)단위의 신흥개발지역에 배타적인 상권이 형성됨으로써 인접 구와의 쇼핑객 유.출입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지역이다.노원구는 대표적인 사례다.50만명 가량되는 이곳 주민들은 대다수(52.7%)가 미도파상계점을 이용한다.

동대문.중랑구주민들도 비슷한 생활수준.여건등으로 자신들만의 동질감을 형성하고 있으며 주로 롯데 청량리점(각각 64.7%,36.0%)을 이용한다.이 동네 역시 다른 구와의 유.출입 쇼핑객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단독역세상권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상권이 이뤄지기는 하나 지하철을 타고 오는 이동고객이 아닌 역주변의 고정고객으로 유지되는 곳이다.

중구등 중심권과 서초등 강남권의 쇼핑메카는 대형업체들의 집중구역으로 백화점마다 독립역세상권을 형성하고 있다.이곳엔 구별로 적어도 두개이상 되는 지하철역마다 대형백화점이 세워져 있다.때문에 가까운 지하철역의 백화점을 중심으로 독립적

인 상권이 형성되었다.같은 서초구에 살아도 남쪽에 살면 아크리스백화점,북쪽에 살면 뉴코아 본점을 찾는 경향이 뚜렷하다.지하철로 연결돼 있어도 구태여 이동하려 들지 않는다. 〈김행 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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